철학은 철학의 입장에서 절제를 벗어난 이유 없는 사고의 자유분방함을 내세운 관념적 독단으로 진리를 주장하고, 종교는 종교의 입장에서 근거없는 우월적 지위를 내세워 인간의 무지(無知)에서 오는 의심과 무지(無智)에서 오는 근원적 두려움을 자극하여 초월적 진리만을 앞세우며, 과학은 과학의 입장에서 증명조차 할 수 없는 존재론적인 관념에 얽매여 현상하는 물질에 의존한 자연현상의 실제적 반영만을 진리라 주장한다.
형이상학적 진리와 형이하학적 진리가 다르고 철학이 추구하는 진리와 과학이 탐구하는 진리와 종교가 밝히려는 진리의 궁극이 다르다면 철학과 사상이 추구하는 진리는 단지 철학자와 사상가들을 위한 것이 되고, 과학이 증명하려는 진리는 실험실놀이에 빠진 과학자들만의 것이 되며, 종교가 밝히려는 진리는 교당을 벗어나지 못한 채 종교가들만의 진리가 될 것이다.
종교의 한편에서 "한 생각 어리석은 마음이 흙이 되어 막히고, 한 생각 좋아하는 마음이 물이 되어 빠지고 한 생각 성내는 마음이 불이 되어 타고 한 생각 기뻐하는 마음이 바람이 되어 나부낀다." 하며, 홀연히 일어난 근본무명이 바탕이 되어 탐심과 진심과 치심으로 인간이 받아야 할 고통과 재앙을 겁수와 겁화와 겁풍으로 말하니, 종교의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두고 원죄로 받아야 할 심판과 물의 심판과 불의 심판과 바람의 심판으로 말한다.
여기에서 과학이 모색해야 할 길은 무엇이며 명쾌하게 내놓아야 할 대안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온 철학은 생각의 개념적 놀이이고, 과학은 생각의 개념들이 묵시적으로 합의한 관념적 질서인 법칙과 법칙의 관념적 논리인 질서를 현상적으로 증명하려는 놀이이며, 궁극의 진리는 항상 생각을 떠난 자리에서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이론과 법칙은 단지 진리의 궁극을 향해가는 여정에서 우리가 지표로 삼아야 할 이정표일 뿐이다.
라이프사이언스의 전편은 궁극의 진리는 둘이 아니고 하나이며, 그 궁극의 진리는 시공을 초월하여 언제 어디서나 진리인 사실이 만고불변의 진리인 대원칙 앞에서 생명현상과 생명의 본질에 대하여 의심하던 젊은 생물학도가 모든 편향된 시각을 벗어나서 눈앞의 현상 그대로 진실된 시각에서 궁극에 접근하고자 하는 시도의 첫걸음이며, 함께 이 시대의 학문의 장을 열어가는 젊은 동류(同流)들이 이제는 긴 꿈에서 깨어나 저 궁극의 고고봉정(高高峰頂)을 향해 다같이 금시조의 큰 나래를 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펴낸 아직은 설익은 풋풋한 내음이 서린 책이다.
그리고 라이프 사이언스의 후편은 어느 수행자가 젊은 생물학도의 모든 학문의 융합적 시도에 대한 용기를 북돋우고 시각적 보편성의 근거를 뒷받침해주기 위하여 수십년 수행과정에서 얻은 수행적인 경험과 궁극을 향해가는 바른길을 제시하고자 있고 없음을 여읜 자리 없는 입장에서 펼쳐내 보인 수행자의 일대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