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에는 무기적 지질물(無機的 地質物, inorganic geological materials)이 지배적으로 존재한다.
토양의 생태적 환경은 토양의 영양염류와 무기 환경이며, 토양의 기반암을 토대로 이루어진 지질조건, 수분조건, 지열(地熱, geothermal) 등은 가용영양염류와 무기 환경의 변화를 주도하는 근본적인 요인이다.
이 가운데서 토양 철은 토양의 pH와 토양미생물 등과 더불어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가용영양을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므로 본장에서는 토양 철의 작용과 관련되는 식물의 토양생태에 관하여 간략하게 기술하고자 한다.
철은 지각(地殼, earth crust) 총중량의 약 5.1%나 되며 대부분의 토양(土壤, soil)에는 식물대사 요구량(100~300ppm)보다 많은 철이 존재하며 토양에는 0.7~55%(평균 3.8%)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토양의 철은 거의 모두가 여러 가지 광물의 결정격자(結晶格子, crystal lattice) 속에 존재하며, 철이 함유되어 있는 1차 광물은 감람석(橄欖石, olivine, peridot), 휘석(輝石, pyroxene), 각섬석(角閃石, amphibole), 흑운모(黑雲母, biotite) 등의 비중이 2.9-3.3으로 비교적 큰 유색광물인 고철질광물(苦鐵質鑛物, mafic mineral)의 철마그네시안 규산염(硅酸鹽)(ferromagnesian silicate)인데, 이들은 흑운모질운모(黑雲母質雲母, biotite mica)와 더불어 3대 암석 분류군(퇴적암, 변성암, 화성암)중의 하나인 화성암(火成巖, igneous rock)의 중요한 철 구성원이다.[*또한, 흑운모는 철 고토광물(鐵苦土鑛物, ferromagnesian mineral)로서 백운모(白雲母, muscovite)보다 K함량이 낮지만, 풍화되기 쉬우므로 빠른 속도로 K를 방출시킨다.]
여러 토양에서 볼 수 있는 1차 철산화물은 대자석(hematite), 일메나이트(ilmenite), 자철석(子鐵石, magnetite, loadstone) 등이며, 퇴적암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1차 광물은 철산화물과 능철석(菱鐵石, siderite)이고 퇴적암(堆積巖, sedimentary rock)과 화성암이 화학적, 물리적 작용을 받아 이루어진 변성암(變成巖, metamorphic rock)에는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비록 철이 토양에 많이 존재해도 식물의 가용성(可用性, availability) 철 함량은 매우 적은 편이며, 토양에 용액으로 녹아 나오는 것은 산화환원전위(酸化還元電位, redox potential)와 pH등 토양의 물리화학적 환경에 따라 결정된다.
7 이상의 pH에서는 물에 녹지 않는 수산화철을 형성하고, 칼슘화합물을 만들며 산성용액에서는 철이 알루미늄과 반응하므로 철은 용액에서 쉽게 침전되어 자연적인 상태에서는 쉽게 철이 결핍된다.
일반적인 토양의 pH 범위에서 산화환원전위에 따라 철이 용액으로 녹아나오는 정도는 산화철상태의 경우 극미량(極微量)이지만 환원상태의 경우, 수천 ppm이상으로 녹아 나올 수 있다.
또한 토양의 pH가 낮을수록 철은 더 많이 녹아 나오며 산화상태에서 토양의 pH가 높으면 식물에서 철의 결핍(缺乏)이 일어날 정도로 거의 녹아 나오지 않는다.
공기 유통이 원활한 일반토양의 산화환원전위는 주로 산소가 화학반응에 관여하는 산화상태이며, 공기 유통이 어려운 담수토양(潭水土壤, fresh water soil)의 산화환원전위는 주로 철에 의하여 유지되는 환원상태이다.
1차 규산염광물의 결합이 수화작용에 의해서 약화되면 산화작용이 일어나며, 적철광(赤鐵鑛, hematite) 상태의 철산화물은 갈철광(褐鐵鑛, limonite)이나 수산화 제2철 등 삼산화철 화합물로 산화되고, 삼산화철 화합물이 담수상태나 유기물함량에 의해서 산소가 이탈되는 환원작용을 받으면 이산화철 화합물로 변하며, 이때에 적갈색으로부터 청색이나 녹색으로 변한다.
따라서 토양에서 산소의 유통이 원활할 때는 전자가 산소와 반응하는 산화상태가 지속되지만, 산소 유통이 느려지거나 막히게 되면 산소가 부족하게 되어 다른 화학물질이 산소 대신에 전자와 반응하게 되며, 산화환원전위는 산소 대신에 전자와 반응하는 물질에 따라 결정된다.
토양에서는 토양표면의 퇴적된 유기물함량이 하부 층의 토성(土性, soil texture)에 큰 영향을 주는데, 동식물의 유체(遺體)가 부패(腐敗, decomposition)하면 탄산가스와 여러 가지 가용성(可用性, fusibility)의 유기산(有機酸, organic acid)들과 난용성(難用性, infusibility)의 부식(腐植, humus) 산을 생성하며, 이들은 암석광물에 이화학작용을 일으켜 염기와 결합하고 알루미늄이나 철을 용해한다.
토양에서 화합물의 전자반응은 질산(窒酸, nitric acid)이 가장 먼저 전자(電子, electron)와 반응하고, 산화환원전위는 매우 약한 환원상태가 되며, 질산이 없어지고 망간이 반응하게 되면서 약한 환원상태가 유지되다가 철이 환원되는 강한 환원상태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망간이 전자와 반응하는 상태가 되면 식물이 필요로 하는 질산성 질소가 없어져서 식물은 생육이 둔화(鈍化, slowdown)되고, 철이 전자와 반응하는 상태가 되면 칼륨의 흡수도 저해되어 식물의 생육이 더욱 어렵게 된다.
토양의 색은 모암(母岩, matrix, host rock)의 화학적 성분과 토양을 구성하는 유기물과 철, 칼슘, 이산화규소, 망간, 석고 등의 토양착색무기물(土壤着色無機物, 색을 띠는 원소들), 미생물, 수분, 공기 등의 화학적 작용에 의한 복합적인 반응의 결과로 나타나는데, 모암이 화강암(花崗巖, granite)과 같은 산성암(酸性巖, acidic rock)에서 유래된 것은 담색(淡色)이고, 중성암(中性巖, neutral acid)인 안산암(安山巖, andesite)에서 유래된 것은 암색(暗色)을 띤다. 그리고 화성암(火成巖, igneous rock, volcanic)인 현무암(玄武巖, basalt)에서 유래된 것은 붉은색을 띤다.
토양무기물이 토양 색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토양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토양무기물 가운데 규산과 알루미늄(90%)은 무색이므로 그 다음으로 토양에 많이 존재하는 철분이 토양의 색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다.
그리고 철분의 색은 산화환원 상태에 따라 변화를 보이는데 산화된 철(이삼산화철; Fe2O3)의 색은 붉게 보이는 비 담수 토양(밭 토양)의 색이고, 물과 결합하면 노란색을 나타내며 환원된(FeO) 철분의 색은 회색, 암회색, 또는 푸른색으로 보이는 담수토양의 색이다.
토양의 배수상태에 따라 산화환원전위가 달라지고, 산화환원전위에 따라서 철의 색이 달라지므로 토양의 색으로 배수상태를 가늠할 수 있다.
즉 붉은색을 띠는 토양은 배수상태가 양호한 토양이고 회색을 나타내면 배수가 불량한 토양이다.
또한 망간의 검은 반문(斑紋, mottle)이나 철에 의한 회색 반문이 발견되면 상부에 환원이 진행된 적이 있는 토양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토양의 색은 토양의 산화환원상태의 결과이며 대체로 부식되어 유기물이 아주 많은 토양은 검게 보이는 특징이 있으며, 검은색은 토양의 부식뿐만 아니라 Mn의 함량과도 관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