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에 담수가 되면 환원상태가 되는데 환원상태에서는 수생식물(水生植物, hygrophytes)이 자라지 못할 정도로 철분이 많이 녹아나오지만 이때 담수토양 용액의 철 함량은 실제로 일정수준을 넘지 않는데, 이는 담수토양에서 유기물이 분해되어 생긴 이산화탄소에 의하여 철이 고정(固定, fixation)되기 때문이며, 철은 중 탄산철[重炭酸鐵, Fe(HCO3)2]의 형태로는 수 mM정도 녹지만 생성된 중 탄산철은 이산화탄소 분압이 약간 떨어지면 탄산철(FeCO3)이 생성 되면서 철이 1/100mM 이하로 더욱 녹아 나오지 않게 된다.
그러나 담수토양에 냉수가 용출(湧出, elution)되는 등 온도가 낮아 미생물의 활동이 미약하여 이산화탄소 발생이 억제되면 토양용액에 철이 많이 녹아나오고, 이에 따라 칼륨의 흡수가 적어 수생식물의 생육이 둔화(鈍化, slowdown) 되거나 억제된다.
이산화탄소에 의하여 고정된 탄산철(중탄산철 포함)이 강산에 의하여 pH가 극도로 낮아지면 탄산철의 탄산이 이산화탄소로 되어 가스 상태로 날아가고 철은 용액에 녹는다.
pH를 아주 낮출 수 있는 강산은 염산(鹽酸, hydrochloric acid)과 황산(黃酸, sulfuric acid) 그리고 질산(窒酸, nitric acid)이 있는데, 토양에서 염산이 많으면 초기의 간척지 토양 같은 곳에서는 처음부터 식물재배가 힘들고, 질산은 담수토양 조건에서 탈질되기 때문에 대부분 황산이 그 역할을 담당한다.
황은 아미노산의 물질적 구성요소이며 토양에서 동식물체가 미생물에 의해서 분해될 때 황화수소(黃化水素, H2S)가 방출되는데 황화수소는 황 박테리아에 의해 황으로 환원된다.
황이 환원되어 있을 때는 금속과 결합을 하여 침전되어 있지만 산화가 되면 황산이 된다.
그래서 황산에 의하여 철분과 탄산의 결합이 깨어지면 철분과 황산이 고농도로 녹아 나와서 담수 재배식물이 죽게 되는데, 이러한 토양을 특이 산성토양(特異酸性土壤, unusual acidic soil)이라 한다.
담수토양에서 철이 없거나 부족한 조건에서는 토양에 산소의 공급이 원활하면 식물의 생육이 양호하지만, 산소의 공급이 부족하거나 없어지면서 환원이 될 때는 생육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담수토양은 질산태, 질산, 망간, 철의 순으로 환원이 되고 철의 용해는 이산화탄소에 의하여 조절되어 담수식물이 자랄 수 있지만, 철이 없으면 황과 탄산이 환원되는 극심한 환원조건으로 진행이 되고, 이로 인하여 결국 식물이 자랄 수 없는 환경이 된다.
철은 토양의 산화환원전위에 따라 녹아 나오는 양이 달라지는데, 토양이 산소와 반응하는 산화상태에서는 수분의 공급이 원활하면 식물의 생육상태가 좋아진다.
토양화학적 관점에서 보면 일반토양에서는 식물을 재배할 때 토양을 산화상태로 잘 유지하면서 수분을 원활하게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산소가 부족하게 되면 질산이 전자와 반응하면서 질소가스로 변형하여 양분손실이 뒤따르고, 더욱 환원상태가 되면 망간과 철이 많이 녹아나와 칼륨 등 필요한 양분 대신에 망간과 철의 흡수가 조장된다.
칼륨의 흡수가 저해되면 삼투압(滲透壓, osmosis)유지가 어렵게 되고, 철이 과다하게 흡수되면 엽록소(葉綠素, chlorophyll)에서 전자를 전달하는 단백질(DI protein)이 손상되고, 식물체 내에서 산화조건인 일부 기관에서 침전되는 등 식물의 생육에 불리한 영향을 준다.
재배식물의 경우 장마기간에 토양의 환원으로 칼륨흡수가 배제되고, 철분흡수가 조장되어 수분이 충분할 때는 건전한 것처럼 보이다가 건조하게 되면 칼륨에 의한 삼투압유지가 어려워 고사(枯死 wither)하는 경우가 있다.
육생식물(陸生植物, terrestrial plant)이 영양적 이상증세를 보이는 것은 주로 망간의 농도가 높기 때문이며, 고사할 정도에 이르는 것은 철의 농도가 극히 높기 때문이다.
토양의 산화환원전위에 따라 망간과 철이 녹아나오는 양상을 보면 환원상태에서 많이 녹아나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환원상태에서는 망간과 철의 흡수가 많아지고, 식물의 뿌리가 호흡을 원활하게 할 수 없다.
뿌리가 호흡을 잘 할 수 없으면 식물이 이상증상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며, 이와 같이 식물의 영양진단은 토양의 상태와 무관하지 않은 결과이므로 토양에서 식물생육의 관리는 토양의 산화환원전위를 잘 이용해야 하며, 이에 따른 망간과 철 등과 같은 양분의 변화양상을 고려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육생식물은 토양이 환원상태가 되면 생육에 나쁜 영향을 받는다. 철은 환원상태가 되면 토양이 회색으로 변하는데 재배식물을 관리할 때 붉은색을 띤 산화상태의 토양에서는 양분과 수분의 공급에 관리를 집중하여야 하지만, 회색을 띤 환원상태의 토양에서는 산소공급을 원활하게 유도해야 한다.
회색으로 변한 토양에 미숙퇴비나 토양미생물체 등을 넣고 곧바로 식물을 재배하는 것은 토양에 영양분은 많지만, 염화메탄(chloro methanes, Methyl chloride)이나 청산염(靑酸鹽, cyanide)과 같은 유독가스가 많아 식물뿌리가 호흡을 할 수 없으므로 생육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식물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 대부분의 영양분을 땅으로부터 받아들여 대사에 이용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부족한 영양분을 태양에너지와 대기로부터 받아들여 필요량을 합성한다.
그러므로 식물의 생육에는 대기환경과 일조량 못지않게 토양환경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식물의 생태환경에서 대기와 토양 및 수질 등에서 야기되는 여러 가지 화학적 작용이 식물생육에 미치는 상세한 기작은 지금까지 발표된 국내외의 여러 연구와 필자가 관찰한 견해가 객관성을 공유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에 본문에서는 생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