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수행에서는 평소에 의식체계에 의지하던 가아에서, 생명활동의 주체를 의식체계를 떠난 본래의 직관적 정신세계로 돌아오는 일(반본환원反本還元)이기 때문에, 의식체계에 의지함을 벗어나는 일이 마치 잠을 잘 때에 의식체계의 작용을 쉬는 것과 같아서, 수행이 깊어지고 의단(疑團)이 지어져서, 상자거각(常自擧覺)하는 직관적 정신세계로 완전히 옮겨와, 항상 깨어 각조(覺照)하는 상조(常照, eternal reflection or introspection)의 자리에 오기 전까지는 참으로 견디기가 어려운 졸음이 찾아온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종종 명상수행에 의하여 의식이 맑아져서 또렷해진 현상을 수마(睡魔)가 침범하지 않는 올바른 수행이라 생각하고, 참선수행에 의하여 의식체계에 의지하던 생명현상을 의식체계의 지배를 벗어난 직관적 지위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전5식의 장애를 타파하고, 제6식의 장애를 타파하고, 제7식의 말나식의 장애를 타파하고, 제8식의 근본의식의 장애를 타파하여 의식체계를 의지하던 생명현상을 떠나는 일이, 마치 수면에 들 때에 수면의 정도에 따라서, 오감관(五感官)의 각촉의식(覺觸意識)과 의식의 현상의식과 자아의식인 잠재의식 순으로 의식체계의 작용을 쉬는 것과 같아서,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졸음현상을 잘못된 수행방법의 결과로 착각하여 근심한다.
여기에서 의식체계를 떠난다 함은, 의식체계에 의지하여 형성된 가아가 만들어 가는 왜곡된 생명현상에서, 의지함을 여읜 본래의 직관적 정신세계로 옮겨 온다는 말이지, 지금 현상하여 의지하고 있는 직관작용, 즉초원념(卽初元念)의 공공허공(空空虛空) 각소현발(覺所現發)의 진여정념(眞如正念)의 작용을 버린다는 뜻은 아니다.
의식체계를 의지한 분별사량을 여읜다하여 고요에 머물고 공에 떨어지면, 이는 유념지(留念地)에서 무위(無爲)를 구하는 천연외도(天然外道)일 뿐이며, 반본환원(反本還元)하여 무념무위(無念無爲)의 중도정각(中道正覺)으로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에 계합하여, 정중동(靜中動, 고요함 가운데 움직임) 동중정(動中靜, 움직임 가운데 고요함)이 상통함에 걸림이 없고, 지이동(止而動, 그치면서 움직임) 동이지(動而止, 움직이면서 그침)가 상통함에 허물이 없어, 유위무위(有爲無爲)가 그대로 융통자재(融通自在)하는 대적멸(大寂滅)의 천진본원(天眞本元)에서 항상(恒常)하는 일과는 더더욱 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