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8일 월요일

아리수풍월(阿利水風月) - 9


9. 현각증지(玄覺證智)

반본환원(反本還元)하여 자성실성(自性實性)에 맡겨 여여(如如)하면,
위없는 큰 도를 성취하지만,
식정망견으로 경계를 따르거나,
업식망정(業識妄情)을 여읜다 하여,
공을 좇아 침공(沈空)하여 혼침(昏沈)하고,
비춤이라 잘못 알아,
유정번뇌(有情煩惱)의 기멸(起滅)이 무수한 건혜(乾慧)를 의지하면,
상적상조 여여자조(常寂常照 如如自照) 본원진성(本元眞性) 진공묘용(眞空妙用)은,
꿈에도 알지 못하리니.
“실상을 증득하여 주객능소(主客陵所)가 따로 없어,
찰나에 아비지옥(阿鼻地獄) 무간업(無間業)을 없애버림이라.
(證實相無人法증실상무인법
刹那滅却阿鼻業찰나멸각아비업)”
오랜 세월 종공(從空)하고 침적(沈寂)하여 허물이 깊을지라도,
찰나간(刹那間)에 회광반조(廻光返照)하여 자성을 증각철오(證覺徹悟)하면,
“정혜(定慧)가 원명(圓明)하여 공에 응체(凝滯)하지 않으니
(定慧圓明不滯空 정혜원명불체공)”,
문득 넓고 넓은 복전지(福田地)에서
공덕지(功德池)를 보게 될 것이로다.
여섯 눈이 밝고 밝아 한눈으로 원명(圓明)하니,
눈으로 듣고, 코로 보아, 그대로가 한 거울이로다.
만년전(萬年前)도 눈앞의 만년전이요,
만년후(萬年後)도 눈앞의 만년후이니,
바로보고 바로보지 못함은 각자의 앉은 자리 자분(自分)이라,
진진찰찰에 경계와 내가 둘이 아니면,
어찌하여 못 이룰까 근심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