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명의(天下第一名醫)>
어느 선지식(善知識)이 법문(法問)에서 말씀하시기를 “천하에 제일가는 명의(名醫)가 세상의 모든 정신병자들을 치료하기 위하여, 큰 배에 세상의 모든 정신병자들을 태우고, 어느 무인도로 떠났답니다. 그리고서 일년이 지나고, 이년이 지나고, 삼년이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자, 명의의 친구되는 사람들이 명의를 찾아 무인도에 찾아갔답니다. 무인도에 도착해 보니 여러 사람들이 마중을 나와서 반기면서 말하기를, 우리도 그동안 걱정을 많이 하였는데, 이렇게 친구분들이 와주었으니 참으로 다행하다면서 하는 말이, 여러분들의 친구라는 사람이 이 섬에 올 때부터 정신이 실성한지, 우리들 모두가 미쳤다며 횡설수설(橫說竪說)을 하더니, 섬에 도착한 이후로는 그 증세가 더욱 심해서, 지금은 어쩔 수가 없어 움막에 가두어 놓았으니, 여러분들이 돌아갈 때 데리고 가서 치료를 좀 해달라는 거였습니다.”
이와 같이 세상이 다 미쳐 돌아가는데, 미치지 않는 한 사람이 있어, 무인도의 천하제일명의 취급을 받아 청와대 움막에 연금(軟禁) 상태가 되었으니, 이것이 오늘날 이 나라의 현실이 아닌가!? 제정신으로 살아가는 사람다운 사람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찾기가 어려운 이 나라 이 땅에서, 올바른 정신으로 나라걱정하고,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는 분은 대통령 한 분 뿐이었으니, 미친놈들의 눈에는 당연히 잘못된 사람으로 비치고, 미친개들의 눈에는 먹잇감으로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참으로 무엇도 기대하기 어려운 난망지세(難望之世)요 말세(末世)이니, 이 시대 이 땅에서 함께하는 것이 부끄럽고 통탄(痛歎)스러울 뿐이다. 한 땅에 몸 담아도 사람마다 국토가 다르다 하였으나, 한 땅을 같이한 공업(共業)이 있으니, 비록 짓는 바는 다르다 하나, 보는 허물이야 어찌하겠는가!?
내세울 것 없는 일천한 재능이나 부질없이 뜻을 세워, 새로운 학문을 일으켜 이 나라 이 땅과, 세상 두루 널리 펼쳐서 이익되게 하고자 하였으나, 눈앞은 금수(禽獸)의 땅이니, 이룬 것인들 금수들을 위해 무엇을 하겠는가!? 영웅(英雄)도 때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자리를 얻어야 이름을 드러낸다 하였는데, 학문도 이루어 펼치고, 쓸 자리를 만나야 학문이지 않겠는가!? 도(道)가 한 치 높아지면 마(魔)도 한 치 높아진다 하였으니, 세상을 위하고자 했던 학문이, 통한(痛恨)의 학문이 될까 두려운 것이 솔직한 지금의 심정이다. 선악(善惡)은 손바닥과 손등 같아 마음먹기에 달렸으니, 눈앞에 초연(超然)하여 무심(無心)할 마음 다스림이 없다면, 이룬 바가 클수록 해악(害惡)이 될 것이니, 서른다섯 이 분노(忿怒)를 무엇으로 잠재워 다스릴 것인가!? 장부(丈夫)의 허물은 한번 꿈으로 족(足)하다 하였으나, 눈앞이 스스로를 용납(容納)지 않으니 어찌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