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17일 화요일

여의도살롱 - 104


<싹수>

평화를 가장한 촛불난동에서 국민의 저력을 보았다는 것이 기문이 형아의 귀국소감(歸國所感)이다. 아무리 국민대통합을 외치고, 대선전초전(大選前哨戰) 기선제압용(機先制壓用) 발언이라 해도, 이것은 좀 너무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감이 든다. 그리고 “촛불이 자랑스러웠다.”고 했다는 말은 언론의 호도(糊塗)라 치더라도, 촛불난동이 청와대 앞까지 행진한 것에서 성숙된 민주주의를 보았다는 말은, 도무지 그 의도를 알 수 없는 발언이다. 합법을 가장한 난동(亂動)의 유도(誘導)이고 겁박(劫迫)이며, 평화를 가장한 난동임을 몰라서 하는 소리인가!?

그러면 지금은 촛불보다 몇 갑절 더 많은 태극기의 물결과 그 민심들은 무엇이며, 기회가 있으면 촛불난동의 현장에 가보고 싶다고 하였다니, 촛불난동의 현장에 가서는 무어라 말할 것이며, 태극기의 행진에 가서는 무엇이라 말할 것인가!? 만약 평화를 가장한 촛불난동 뒤에 숨은 간악(奸惡)한 저의(底意)를 모르고, 흉도(兇盜)들의 본모습을 보지 못하고, 법의 이름으로 합법적 허용을 앞세워 난동을 선동(煽動)하는 자들의 의도를 알지 못한다면, 이 나라 대권주자로서는 자격이 없는 것이며, 만약 이런 사실을 알고서도 국민대통합을 앞세워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적 술수라면, 이것 또한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는 국민들을 지극히 실망시키는 일이다.

촛불도 좋고 태극기의 물결도 다 좋다는 것은 대통합이 아니라 임시방편(臨時方便)이고 임시봉합이다. 진정한 대통합은 아픔이 뒤따르더라도, 썩어서 잘라야 할 것은 자르고, 도려낼 것은 도려내고난 뒤, 철저한 성찰(省察)과 반성을 거친 후에 이루어지는 봉합(縫合)이라야 하는 것이다. 임시방편으로 이루어지는 임시봉합은 언젠가는, 내부가 곪아서 썩어 터질 것은 자명(自明)한 일이 아닌가?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데, 수십 년 세월을 국제적으로 놀았다는 기문이 형아의 첫 행보 치고는 어째 두서(頭緖)가 없고, 스텝이 매끄럽지 못한 것이 아닌가? 외국에 오래 있어서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우리의 옛말을 잊어버렸다는 것인가?

국민이 원하고, 시대가 원하는 정치인은 표심을 따라 움직이는 정치인이 아니라, 표심을 움직이는 정치인이다. 언론의 호도와 유언비어(流言蜚語), 악의적인 선전선동(宣傳煽動)에 의하여 잘못 뒤바뀐 민심을 바로잡아 제자리로 돌려놓고, 그 바로 된 민심에 보편적 상식이 통하는 언어로, 가슴으로 호소하는 정치인이 바로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정치인이다. 국가를 위하여 한 몸을 불사르겠다고 하며, 국내정치에 발을 들였으면, 표를 의식한 좌고우면(左顧右眄)보다는, 바르고 정의로운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천명(闡明)하고 기치(旗幟)를 세워, 그 깃발아래 국민들 스스로 믿고 따르며 모여들기를 바라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