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사우고(左思右考) 좌사우량(左思右量) 좌고우면(左顧右眄)>
“나도 곧 갈 거야!”하면서도, 엉덩이를 붙이고 맹그작거리던 꽃사슴표 불여우 경원이가, 주판을 굴리다가 무엇을 보았는지, 잽싸게 먼저, “이리저리 돌아갈 것 없이, 곧바로 내가 먼저 가서 자리 마련하고 기다릴게, 빨리 와! 이따 봐!”하며, 얼른 기문이 오빠가 새로 마련한 하우스로 달려가니, 이판저판 다니면서 지은 것이 많아서 좌사우고(左思右考)하고, 판마다 재미는커녕 속고 또 속아봐서, 재고 달아봐야 할 것이 많아 좌사우량(左思右量)하며, 판마다 얻어먹고 빚진 것이 있어, 차려야 할 한 가닥 남은 염치(廉恥) 때문에 좌고우면(左顧右眄)하던 오빠와 언니들도, 이미 짜놓은 판세대로 움직일 구실을 만들면서, 이제 슬슬 손기술을 가다듬고, 몸 풀기를 시작한다. 이제 판이 커지고, 색다른 판이 벌어질 것이라 그런지, 몸 풀기도 예년 같지 않고, A매치에 출전하는 대표선수들의 워밍업수준이다. 국민들은 또다시 안 볼꼴 못 볼꼴을 다 봐야하는 시절이 왔으나, 이때를 기다리던 연놈들은 살판이 났다.
강북에서 판을 벌이면 도박판이고, 강남에서 판을 벌이면 게임판인가? 하우스를 옮긴다고 노름꾼이 gambler가 되는가? 모두가 개헌을 해서라도 룰을 바꾸고, 독식(獨食)하지 않고 갈라먹기를 하겠다며 손님 끌기에 한창이다. 그러나 말이 그렇지, 그 좋은 것을 두고 쉽게 갈라먹기가 되겠는가!? 똥누러 갈 때와 똥누고 나올 때가 다른 것이 세상인심인데, 하물며 약속은 입으로만 하는 것이 당연한 정치판에 무얼 약속하고 믿겠는가? 국제적으로 놀던 기문이 형아가 온다고 화투판을 카드판으로 바꾸고, 룰을 바꾼다고, 도박판이 올림픽이 되는가!? 동네회관의 벌-춤꾼이 스텝이 조금 매끄러워졌다고 캬바레에 진출한들, 선-제비 설-춤에 불과하지, 그것을 어디 예술이라 할 수 있겠는가!? 장꾼들이 장서는 곳을 따라다니듯이, 정치꾼이 늘 하던 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눈감고 아옹하며 염치라고는 아예 없던 것들이, 정치가(政治家)는 없고 정치꾼들 뿐인 장마당판에, 무얼 그리 새삼스럽게 격식(格式)을 차리며 요란(擾亂)들을 떠는가? 이미 서로가 다 잘 아는 선수들끼리가 아닌가!?
판돈에 달러가 들어오고, 화투판하우스가 카지노 수준으로 격상(格上)되니, 닳고 닳은 꾼들도 촌닭 장에 같다놓은 것 같이 쭈뼛거리며, 어째 모두 그렇게 야코가 죽었는가!? 어차피 정치가는 없고 꾼들만 들끓는 판에 기죽을 일이 어디 있고, 또 어느 형아 오빠가 먹은들, 다 여의도그룹 일인데 무슨 상관인가!? 다 날고 긴다는 타짜들이 아닌가!? 이런 판에 대충대충 하는 척만 하면 될 것을, 명진이 형아는 어째서 비박(非朴)들 다 떠나고, 친박(親朴)만 남은 집에 와서 친박은 집을 비우라며, 룰에도 없는 패를 꺼내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가? 기술을 부리는 것도 정도가 있고 때가 있어야 하지 않는가! 기술도 판이 벌어지고 패가 돌아야 부리는 것이지, 시작도 하기 전에 기술을 선보이는 것은 판을 깨자는 것인가? 아니면 미리 상대방 기를 죽이자는 것인가!? 이판저판 선수선발이 끝나면 어차피 큰판으로 옮길 것인데, 무얼 그리 생색을 내며 서두르시는가? 사람이 안하던 짓을 하면 큰일을 당한다는데,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큰 모사(謀事)는 사랑채에서 하고, 잡도리 모의(謀議)는 행랑채에서 한다는데, 어찌 혼자서 욕심을 내시는가!?
들러리전문정치, 남 좋은 일 전문정치를 표방(標榜)하며, 천방지축(天方地軸)이던 철수 형아는 갑자기 신중모드로 돌아서고, 보직이 없던 학규 형아에게도 call sign이 오고가니, 빨간 연기 피워대던 언니 오빠들도 숨을 죽이고, 재주부리던 붉은 여우도 죽 쒀서 남 주는 꼴이 되는가 하며 긴장하니, 어째 돌아가는 판세가 야리끼리 하지 않는가!? 이미 지난날 의화 형아가 국회의장직 물러나며 나하고 놀 사람을 외치고, 무대 형아가 도장 들고 내빼고, 승민이 형아가 민주공화국을 들먹일 때부터 판세가 예측불허(豫測不許)가 될 것은 예견(豫見)된 일이 아닌가? 한술 더 떠서 현실정치와는 무관한 전직대통령까지, 당명(黨名)을 빌리고 당원들의 힘을 빌려 대통령까지 해 잡수신 당을 향해 탈당을 들먹이니, 신의(信義)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이런 자가 사람을 속이고, 대통령이라는 자리까지 올랐고, 친이(親李)라는 자들이 이런 자를 추종하던 무리들이었던가!? 참으로 배신의 시절이요 이합집산(離合集散)의 계절이 아닌가!? 하기야 언놈이 잡수시던 판돈은 여의도그룹에서 돌고 도는 것이니, 또다시 국민들은 개판 중에 상개판을 구경하며, 굿이나 보고, 먹지도 못할 떡이나 기대해야 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