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17일 월요일

낙수풍운(洛水風雲) - 10


<배은망덕(背恩忘德)>

어느 놈은 경각(頃刻)에 달린 목숨을 구명(救命)해 주고 키워 주었더니, 사악(邪惡)한 그 자식놈은 내 아비 보따리 내놓으라며, 은고(恩顧)를 베풀어 준 은덕(恩德)을 잊고, 오히려 은공(恩公)의 재산을 탐하여 인의지도(人義之道)를 저버리고서 배은망덕한 참악(慘惡)을 일삼고, 또 어느 놈들은 아비들이 지극한 마음으로 하늘 아래 온누리가 한누리 되어, 다 같이 손잡고 가는 새누리를 이루어, 세세손손(世世孫孫) 사람사람이 사람답게 살기를 바라 방편(方便)으로 하나의 세상을 말하니, 어리석은 그 후예(後裔)는 선대(先代)의 뜻을 모르고, 본래 크고 작음이 다르지 않아, 지극히 작은 것이 지극히 큰 것이고, 지극히 큰 것이 곧 지극히 작은 것이며, 하나가 일체(一切)이고, 일체가 하나인 줄을 모르니, 오직 큰 하나에만 욕심을 내어, 일체를 하나로 만들려는 참람(僭濫)한 망동(妄動)을 부린다.

다함께 가는 만년창성대계(萬年昌盛大計)를 도모(圖謀)하고자, 그 아비들을 음으로 양으로 이끌어 주고 도와주며, 뜻을 펼 자리를 다듬어 주던 이가 그 누구이고, 그 후예는 또한 누구이던가!? 은혜 입은 아비를 위하여 그 은공의 후예를 시기(猜忌)하고, 찬역(簒逆)하는 것이 역자(逆者)들의 도리인가!? 예로부터 “머리털 검은 짐승은 거두지 말라.” 하였으니, 참으로 수만 대(代)를 뼈아프게 겪어본 후에 하는 절절한 말이 아니겠는가!? 절대충정(絶代忠正) 만고절의(萬古節義)는 영어(囹圄)의 몸이 되어 참절비절(慘絶悲絶)이니 천읍지애(天泣地哀)이건만, 어느 연놈이 차지해도 찬역(簒逆)이요, 반역(反逆)에 의한 권력의 찬탈(簒奪)인 줄은 세상이 다 아는데도, 역란적도(逆亂敵徒)들은 용상(龍床)을 노리고서 이전투구(泥田鬪狗)이고, 어리석은 백성들은 꽃구경 봄놀이에 정신이 없으니, 참으로 좋은 나라 좋은 시절이요, 밝고 밝은 전도(前途)로다! 바야흐로 낙수풍운(洛水風雲)이 소용돌이치니, 이제 어느 곳에 발을 내딛겠는가!?

<작성 - 2017년 4월 17일(음력 3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