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본무불이(本無不二)
“여래선을 돈각(頓覺)하니,
육도만행(六度萬行)이 원만구족(圓滿俱足)함이라.
(頓證覺了如來禪돈증각료여래선
六度萬行體中圓육도만행체중원)”
본무유일(本無唯一)이요 본무단일(本無單一)이니,
본무유일무이(本無唯一無二)하여 본래불이(本來不二)이고,
본래불이이라 본래중도(本來中道)이니,
일체법상(一切法相)이 본래 함께 공함(本來皆空)을 증험하고,
증득(證得)하여 증입(證入)하고 청정자성(淸淨自性)에 돌아오니,
단박에 부수어 깨치고 단박에 닦아 일 없어,
본래자리 본래 일 없음에 곧바로 증합(證合)하니,
신(信) 해(解) 오(悟) 증(證)이 점차(漸次)가 없으니 돈오돈수(頓悟頓修)로다.
망월루(望月樓) 난간(欄干)에 기대어 임 그려 서럽다가,
문득 일낙홍엽(一落紅葉)에 놀라 바라보니 만목추산(滿目秋山)이라,
조계산(曹溪山)의 일숙객(一宿客) 옛 젊은이가 노래하여
“꿈속에서는 밝고 밝게 육취(六趣=六道輪廻)가 분명하더니,
깨친 후에는 텅텅 비어 삼천대천이 없다.
(夢裏明明有六趣몽리명명유육취
覺後空空無大千각후공공무대천)”함이 빈말이 아니로다.
“만리공천(萬里空天)에 구름 없어 그대로 일원장천(一圓長天)인데,
외로운 학 외마디 긴 울음은 창공 밖에 아득하도다.
(萬里無雲萬里天만리무운만리천
孤鶴一聲天外長고학일성천외장)”
조당(祖堂)의 열갈(熱喝) 통봉(痛棒)은 어디를 향하고,
일지염화(一枝拈花) 거시일지(擧示一指)는 누구에게 드러내 보임이던가?
진진경계(塵塵境界)가 청산(靑山)이요,
찰찰정명(刹刹正命)이 유수(流水)이니,
진진찰찰(塵塵刹刹)이 능인해인(能仁海印)이로다.
무변무극 허허공공(無邊無極 虛虛空空) 공활장천(空豁長天)에
무구정광(無垢淨光) 일정명(一精明)이 자명자조(自明自照)라,
청산유수(靑山流水)하고 곳곳에 바람 사무치니,
공산(空山)에 일 없는 이 무엇을 근심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