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풍운(時節風雲)>
연작이 묻되
“지난날 한밤중에 남산(南山)에 올라 ‘숙아! 자야! 옥아! 희야!’하고 구슬프게 소리치면, 노소(老少)를 불문(不問)하고, 장안의 여자들 구할(九割)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는 시절에도 세상은 어둡지가 않았는데, 햇수로 불과 수순(數旬)의 세월이 지났는데도, 어찌하여 세상이 이렇게 아둔한 천지가 되었나이까?” 하니
홍곡이 이르되
“구주(歐洲)의 일대영웅인 나폴레옹을 보낼 때도, 알아차리지 못할 미량(微量)의 비소(砒素)를 수삼 년이나 먹였고, 역대제왕들을 보낼 때도 그러하였듯이, 세상의 보고 듣는 것에 미세한 에너지주파수를 실어 성색(聲色)의 변화를 더하면, 세상 뭇 생명들이 의지하여 현상한 의식이 변하여, 시절이 화락(和樂)하기도 하고, 음울(陰鬱)하기도 하니, 이것이 지난날에는 천간기운(天干氣運)이 변하여 절로 이루어지기에 시절풍운(時節風雲)이라 하였으나, 이제는 이것을 인위(人爲)로 조작하여, 악도들의 농간(弄奸)으로 이루어지는 세상이 되었으니, 일찍이 이를 예단(豫斷)하여 이르기를 말세(末世)라 하였느니라. 그러나 이 땅에는 이를 미리 알아차리고, 이를 바탕으로 생명의 이치를 다루는 학문을 일으키고자 하는 젊은이가 있으니, 이를 일러 입자생물학(粒子生物學)이요 입자생명학(粒子生命學)이라 하느니라. 그러나 그러한 학문은 악도들이 스스로의 원하고 성취(成就)하고자 하는 바에, 방해가 되고 거슬리니 앞을 가로막을 것이고, 민초(民草)는 우치(愚癡)하여 도우지 못하니, 나아가는 길이 고초(苦楚)가 자심(滋甚)할 것이다. 그러하지만 글로써도 말로써도 전함을 방해해도, 이미 한 마음 생각을 일으키니, 세상이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하고도 감응(感應)한 지라, 이것이 또한 입자학문의 묘미(妙味)이니라! 비록 글로써 전하지 못하고 말로써 전하지 못하도록 악도들이 길을 막아도, 겁(劫)밖의 한 일이 있듯이, 심외(心外)의 한 길이 있으니, 이 역시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묘리(妙理)이니라!” 한다.
연작이 다시 묻되
“이제 주인 없는 어정쩡한 잔치인 동계올림픽도 끝나고 동계패럴림픽도 끝났으니, 시급한 것이 무엇이오니까?” 하니
홍곡이 이르되
“잔치 때문에 여태껏 날짐승들도 감기 한번 제대로 못 앓았으니, 위로부터 아래로 아래로부터 위로 오고가며, 또다시 독한 감모(感冒)를 한번 치러야 하지 않겠느냐? 나머지 일이야 수순이 이미 정해졌으니, 그저 기다릴 뿐, 무엇을 연연(戀戀)해 하겠느냐!?” 한다.
연작이 또다시 묻되
“무엇이 입지전적(立志傳的)인 일입니까?” 하니
홍곡이 탄식하고 이르되
“세월과 시대가 만들어낸 불굴(不屈)의 의지(意志)가 있다하나, 때로는 고달픈 민초(民草)들의 희망봉(希望峯)으로 삼고자 하여, 지난 어느 시절에는 나라가 낙점(落點)하여 키워낸 가공(架空)의 입지전적인 인물도 있었느니라! 해마다 사법대과(司法大科)와 행정대과(行政大科)에 스물에서 서른 남짓 급제자(及第者)가 나오고, 외무대과(外務大科)에는 몇 년마다 겨우 대여섯 급제자가 나오던 시절에, 이미 진사과(進士科)에 합격한 장안의 성균관(成均館) 유생(儒生)들도 거의 대다수가 낙방(落榜)하던 때인데도, 지방의 향교(鄕校)와 작은 서당(書堂)출신들이 지역을 안배하고, 이런저런 사정을 안배하여 낙점을 받아, 한 해에 하나둘은 낙점 받은 입지전적인 급제자가 나왔으나, 그러나 그중 열에 아홉은 훗날 나라를 망친 원흉(元兇)이 되었으니, 이를 일러 배은망덕(背恩忘德)이라 하느니라. 그리고 세상에는 음으로 양으로 알게 모르게 선택받은 수많은 장학생이 있으나, 세상은 갈수록 혼탁하여지는 것을 보면, ‘머리 검은 짐승은 돌보지 않는 것이 옳다.’라는 옛말이 한 치의 어긋남도 없느니라.” 한다.
연작이 연이어 묻되
“무엇이 혼동(混同)이고, 무엇이 착각(錯覺)입니까?” 하니
홍곡이 이르되
“얼마 전 어느 주구(走狗)가 트럼프아재에게 ‘우리 오야지와 우리 패거리들을 passing하는 일이 없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말해줄 수 있습니까?’ 하고 물어야 하는 것을, ‘대한민국을 passing하는 일이 없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말해줄 수 있습니까?’ 하고 물은 것을 쪽팔림 때문에 엉겁결에 내뱉은 혼동이라 하고, ‘앞으로 한두 달 사이에 남북의 바지와 물주의 운명이 달렸으니 제발 국민여러분들이 괘씸하더라도 이번 한번만 자비를 베풀어 이 불상한 목숨을 살리는데 협조해주십시오’라고 해야 하는 말을, ‘이번 한두 달 사이에 우리 국가의 명운(命運)이 걸렸으니 국민여러분들은 편당(偏黨)과 이념(理念)을 떠나 모두가 힘을 모아주십시오’라고 하는 소리를 오만(傲慢)에서 오는 착각이라 하느니라.” 한다.
연작이 이어서 다시 묻되
“무엇이 자업자득(自業自得)이고, 무엇이 과대망상(誇大妄想)입니까?” 하니
홍곡이 이르되
“큰 사랑채를 물려주고 후원(後園)으로 나앉은 중늙은이가 사랑채의 재미를 잊지 못해서, 청지기를 매수하여 집안대사를 거머쥐려 하다가, 오히려 영악한 천것들에게 빌미를 주어 패가망신(敗家亡身)하고, 욕을 보는 것이 자업자득이요, 반기지도 않는 사람을 찾아가 시답잖은 소리를 해대니, 하도 같잖아서 네가 알아서 하라 하니, 우리가 직접 발표하라는 파격적(破格的)인 배려를 해준다고, 앞뒤를 가리지 못하는 것을 과대망상이라 하느니라. 그러니 전직(前職) 가운데서 다섯 번째로 포토라인에 서는 것도 자업자득이요, 물밑작업으로 대충 얼버무려서 우선 속편한 세상을 만들려던 틸러슨(Rex Wayne Tillerson)이 경질되고, 천하독종 폼페이오(Michael Richard Pompeo)가 기용되는 것은, 우선 속편함이 필경(畢竟)에는 돌이킬 수 없는 속 시끄러움이 된다는 것을 트럼프가 알기 때문이니, 이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막대한 국고(國庫)를 축내가면서, 여기저기 호도(糊塗)하고 돌아다니는 것이 또한 과대망상이 아니더냐!? 엄연히 증거가 없으면 처벌하지 못한다는 법조문을 정해 놓고도, 아무리 본인이 아니라 해도 이 그림은 니 그림이 틀림없다고 못박아 버리고, 뇌물을 준 일도 없고 받은 일도 없다 해도, 증거 하나 없이도, 정황상 틀림없이 뇌물을 주고 받았다고 단정해 버리는 것이 이 나라 검찰이니, 다스가 아무리 내 것이 아니라 해도, 니 것이 틀림없다고 대드는데, 물밑의 밀약(密約)이 없고서야 무슨 수로 빠져나오겠느냐!? 누구는 사위가 갖다 준 돈을 조사도 하기 전에 수억의 불법자금이라 단정하고, 누구는 기업인에게서 수백만 달러를 불법으로 받아, 미국에 집을 산 사실이 명백히 밝혀졌는데도, 미망인(未亡人)이라는 이름으로 대접받으며, 한 달에 천만 원이 넘는 미망인 연금을 꼬박꼬박 받아 자시는 것을 보면, 이미 작정하고 대드는 일이 아니겠느냐?” 한다.
연작이 어렴풋이 들은 옛일을 들어 묻되
“모든 일에는 원인(原因)과 사유(事由)가 있고, 과정(過程)과 결과(結果)가 있다 하는데, 지난날 수많은 무명초(無名草)들이 피땀 흘리고 목숨 바쳐 이룩한, 세 질(帙)의 금박(金箔) 입힌 127책(冊)의 보물이 있다하였는데, 그 행방이 묘연한 까닭은 무엇이오니까!?” 하니
홍곡이 이르되
“연작에 불과한 네가 감히 거론할 일이 아니나, 만년의 가난을 물리치고 세상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에서 오늘의 광영(光榮)을 이루었고, 세상을 뒤흔들고 휘몰아치는 한류(韓流)의 원동력이 되었으면 그만이지, 다시 무엇을 거론하겠느냐!? 국가와 민족의 만년대계(萬年大計)를 위한 일에는, 세월은 은인무언(隱忍無言)이요, 용사(勇士)는 묵묵금월(黙黙噙月)이니라! 탐랑(貪狼), 거문(巨門), 녹존(祿存), 문곡(文曲), 염정(廉貞), 무곡(武曲, 武昌), 파군(破軍), 좌보(左輔), 우필(右弼)이라 이름 하는 구성(九星)과 그 예하(隸下)들은 국립묘지는 고사하고, 더러는 외로운 고혼(孤魂)이 되어 구천(九泉)을 떠돌고, 더러는 오갈 데 없는 국제미아(國際迷兒)가 되어, 아직도 노구(老軀)를 이끌고 주린 배를 부여잡고서도, 자부심(自負心) 하나로 허기(虛飢)를 달래며, 모진 목숨을 연명(延命)하고 있느니라.” 한다.
주장자(拄杖子) 세 번 치니
비슬산 뻐꾸기는 겁외가(劫外歌)를 부르고
달구천지(達丘天地)에 빛을 놓으니
집집마다 순금(純金)의 문이 열린다.
비량흉풍(鼻粱凶風)이 목전(目前)인데도
눈멀고 귀먹은 채 물속에 앉았으니
뇌성벽력(雷聲霹靂)도 소용없다 하나
겁외일갈(劫外一喝) 큰 한 소리야 어찌 외면하겠는가!?
무소(無所) 무주(無住) 무상(無相)이니 삼안(三眼)이로다.
자!
눈을 뜨니 무엇이 보이는가!?
<작성 - 2018년 3월 19일(음력 2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