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354-355 가운데 일부 발췌 -
부처마음에 주석(註釋)을 붙이니 일대장교(一代藏敎)요, 조주 무자의(無字意)에 주석을 붙이니 부처마음이라!
석가(釋迦, Shakyamuni)는 세상에 나자마자 “일곱 걸음 딛고서 하늘땅을 가리키며, 포효(咆哮)하여 드러내어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In the Heavens above and earth beneath, I alone am the Honored One)이라 하였다.”하고, 아난(阿難, Ananda)은 가섭(摩訶伽葉마하가섭, Kasyapa)의 문전박대(門前薄待)에 비분강개(悲憤慷慨)한 끝에, 마침내 찰간대(刹竿臺, A pole in front of a large temple)를 거꾸러뜨리고 회중(會衆, A great congregation)에 들어, 뱃속에 가득한 팔만사천가지 오물을 다 토해내고서는 “허공에 올라 스스로 화광정(火光定, The fire samadhi)에 들어가 적멸(寂滅, Calm or tranquil extinction)에 들었다.(용신허공 화화자분 踊身虛空 化火自焚)”하고, 달마(菩提達磨보리달마, Dharma)는 행각(行脚, A loving pilgrimage)을 마치고자 “일곱 번째 버섯국을 사양하지 않고서, 짚신 한 짝 걸머진 채, 홀로 총령(葱嶺)을 넘어 만리서역(萬里西域) 고향으로 돌아갔다.”하면서 소문만 무성하니, 오늘 눈앞에서 이일들의 진위(眞僞)를 가름하려 한다면, 누가 능히 나서서 비로자나(毘盧遮那, Vairochana Buddha)의 지권인(智拳印, The mudra or hand seal/gesture of the wisdom of Virochana)을 풀게 하여, 가만히 우담발화(優曇鉢華, Udumbara) 한 송이를 쥐어 주고, 염화(拈花, Holding up a flower)에 화답하여 고개를 끄덕이고 미소를 지어보이겠는가?!
“영축산정(靈鷲山頂)에서 염화(拈花)함은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함이라.” 하니
석가가 일곱 걸음을 딛고서
‘하늘땅을 가리킴’은 꽃을 들어 보임이요,
아난이 발분삼일(發憤三日) 칠일장고(七日長考) 끝에
‘여시아문(如是我聞)이라함’도 꽃을 들어 보임이요,
달마가 일곱 번째 버섯국을 사양하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감‘도 꽃을 들어 보임이로다.
은혜 저버리고 원수 갚으니,
곧바로 물어뜯고 곧바로 비방(誹謗)함이여!
감추지 않아서 은밀하고,
드러내지 않아서 통연(洞然)히 명백(明白)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