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6일 일요일

10. 식물생리에서 철의 작용 - 2


그러므로 철이 엽록소생성과 단백질대사 등에 관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철이 부족하면 먼저 광합성률이 떨어지고, 질소고정작용과 질산염(NO3)환원작용이 억제되는데, 이는 비헴성 철단백질이 전자전달에 끼치는 영향 때문이며, 식물의 대사와 호흡과정의 부산물로 생기는 유해산물인 과산화수소(H2O2)를 제거하는 항산화효소인 catalase와 과산화효소인 per-oxidase의 합성이 어려워 철중독현상을 일으킨다.

그리고 DNA대사와 지방산대사의 활성률(活性率, activity)이 감소하는 등 식물생육에 전반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이렇듯 철 수준에서 식물의 진화과정을 이야기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식물대사에서 철의 영향은 중요한데, 식물대사에서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철저장단백질인 시토크롬과 페리독신에서 철의 작용성이 뛰어난 것은 Fe3+와 Fe2+형태의 짝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적당한 범위 내에서 환원전위를 가지기 때문이다.

식물체 내에서 철결핍(缺乏, deficiency)원인은 주로 토양의 알칼리화와 토양의 배수불량, 뿌리조직의 손상, 체내경쟁원소와의 불균형 등이지만 그 원인을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석회질 시비(施肥, application, fertilizer)의 과다로 인하여 토양이 알칼리화되면 Ca2+이온과 킬레이트화 경쟁에서 불리하며, 토양 중에 인산염이 과다하면 낮은 pH에서는 뿌리표면에 인산염석출이 일어나고, 높은 pH에서는 뿌리층 토양에 철침전이 일어나서 철의 흡수를 어렵게 하고, 토양중의 철환원 박테리아와 세균의 감소 또한 철의 흡수를 어렵게 한다.

배수불량으로 인한 불용성(不溶性, infusibility)인 수산화철 형성과 관계용수에 탄산칼슘이나 중탄산염의 함량이 높아 탄산철이 형성될 때, 또한 철의 흡수가 어려워지며, 배수불량 등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뿌리의 손상과 뿌리의 낮은 활성도 때문에 제2철환원효소의 생성이 어려워지면 철의 흡수가 어렵게 되고, 체내의 경쟁원소와의 불균형 역시 철흡수 저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체내의 인산염과다는 통도조직에서도 철인산염 석출(析出, eduction)을 일으키므로 철흡수에 매우 불리하다.

[註. pH가 높은 석회질토양에서 식물이 생육할 때, 통기불량과 높은 수준의 토양인산염 등에 의하여 석회유발성 황백화(石灰誘發性 黃白化, lime induced chlorosis)를 일으킨다.]

반면에 철의 과잉(過剩, superfluous)현상은 철결핍현상보다 흔하지는 않다. 식물체 내에 철이 과다하면 결핍현상과는 반대로 하위의 성숙한 잎에서부터 나타나는데, 그 증상은 잎의 끝으로부터 작은 갈색반점이 나타나서 기부 쪽으로 번져가며, 이들 반점은 엽맥 사이에서 세로로 합쳐지고, 이때도 잎은 녹색을 유지한다.

그리고 철 과잉이 심한 경우에는 전체 잎들이 자줏빛이 비치는 갈색으로 보이기도 하며, 침수된 논토양에서는 벼의 잎들이 처음에는 갈색반점이 나타나다가 나중에는 전체 잎들이 갈색으로 변하는 청동병(靑銅病, bronzing)을 일으킨다.

철 과잉은 주로 토양의 산성이나 환원이 심한 경우에 일어나지만, 결핍에 비하면 그 발생빈도가 적은편이며, 철 과다흡수는 인산이나 망간의 체내 이동을 저해한다.

그리고 철 결핍 시에는 토양 중에 유기형태의 킬레이트 철과 무기형태의 염화철을 시비하는데 토양의 산성도를 고려하지 않을 때는 염화철은 신속히 불용성인 수산화철, 철인산염, 탄산철을 형성하기 때문에 철비료 시비 때는 토양의 산성도를 고려해야 하며, 만약 토양 pH가 높으면 Ca이온의 불안정성 때문에 Ca킬레이트가 형성되어 철산화물을 석출시켜 킬레이트제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보통 철화합물을 토양 중에 시용하는 경우에는 철킬레이트제 또는 황산 제1철을 쓰며(10a당 5~10kg), 엽면 살포에는 0.1%의 황산 제1철에 석회를 섞어 살포하거나 0.1~0.2%의 킬레이트 철을 살포한다.

그리고 뿌리의 활성이 나쁠 때는 배수처리가 우선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철의 결핍과 과잉은 식물체 내에서 여러 가지 대사 장애를 초래하지만, 단순히 철의 농도만으로 철의 결핍이나 과잉으로 인한 철의 독성(毒性, toxicity)을 정량화하기는 어렵다.

생물체내의 다양한 구성성분 사이에는 대단히 많은 상승효과(synergy effect)가 상존(常存)하므로 이롭거나 해로운 농도의 한계를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물체는 구성성분과 환경요인에 의한 물리적, 화학적 작용으로 인하여 끊임없는 변화가 일어남으로 같은 농도일 때, 동일개체 내에서도 때에 따라 독으로도 약으로도 작용하며, 이종 간에는 물론이고 동일종이라도 개체에 따라 서로 다르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구성성분의 농도만으로는 독성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또한 필수원소일지라도 일반적인 농도보다 높은 농도에서는 독이 될 수 있으며, 한 종에서 필수원소로 정상적인 작용을 하더라도 이것을 섭취(攝取, ingestion)하는 포식자(捕食者, predator)에게는 치명적(致命的, fatal)인 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식물과 같은 고착생물은 이동하면서 대사에 필요한 영양분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대사의 부작용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구성성분으로 인한 독성을 체내에서 스스로 피해가는 방향으로 진화되어왔다.

시안(CN-)과 같은 맹독성(猛毒性, highly toxic)인 물질은 동물의 경우 이를 시안화칼륨(KCN, 청산가리)형태로 섭취하면 체내에서 K과 CN으로 분리되어 이 가운데 CN-은 혈액중의 헤모글로빈의 철과 결합하여 철의 이온결합을 파괴하므로 전자전달체계를 마비시키고, 결국 세포가 물질대사를 할 수 없게 만들어 에너지생산을 할 수 없게 되어 모든 근육이 경직(硬直)되도록 하고, 또한 산소이동을 불가능하게 하여 질식(窒息)하게 한다.

그러나 식물은 호흡을 저해하는 CN이나 azid, 일산화탄소(CO)등의 피해로부터 이를 극복하는 저항성호흡경로(抵抗性呼吸經路, resistance photo-respiration channel)를 진화시켰을 뿐 아니라, 대사산물로 생겨나서 세포조직을 손상시키는 과산화수소(H2O2)는 식물세포 내에 유리철분(遊離鐵分)이 존재할 때는 fenton반응(Fe2++H2O2→Fe3++H2O+OH_)을 일으켜, 이때 발생한 수산(OH)기는 식물세포의 손상 및 핵 분해를 야기 시키는데, 이때도 역시 항산화효소인 catalase와 per-oxidase의 합성으로 이를 손쉽게 제거할 뿐만 아니라, 체내의 불용성인 Fe3+형태의 철을 인단백 제2철 형태로 저장하여 필요시 환원하여 사용할 수 있는 페리틴(Ferritin)을 합성하는 능력을 가지도록 진화하여 왔다.

그리고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철이 부족하게 되면 동물의 경우 추위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아 철이 체온조절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推定, estimation)되며, 식물 또한 철이 부족하면 냉해에 약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므로 식물영양대사를 조율할 때는 식물종의 특성과 구성성분의 농도, 환경, 유전적 특성 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비록 식물체에서 철의 흡수와 이동경로가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생명체에서 철의 생화학적 기작에 관한 연구는 실로 방대하게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는 동물세포와 미생물세포에서 연구가 수행되어 왔으며, 식물세포에서 연구는 아직은 미미한 실정이기 때문에 단지 진핵세포의 입장에서 많은 부분을 유추할 뿐이다.

식물대사에서 철의 중요성은 단순 철단백질과 효소로서 철단백질인데, 여기서 효소란 반응을 촉매하는 기능 여부에 따라 효소와 비효소로 나누어지지만 사실은 어디까지가 산화환원반응이고 어디까지가 전자전달기능이고, 또 산화환원반응과 전자전달이 대사의 어느 부분까지 반응하고, 반응을 촉매하고, 또한 반응을 촉진하는가에 대한 정의는 매우 애매하다.

다만 그 대표적인 기능에 따라 시토크롬류는 비효소 철단백질로 분류할 뿐, 그 이외는 대부분 효소로서 철단백질(철-황단백질, 철-몰리브덴단백질 포함)로 분류한다.

철은 생명체에서 모든 대사의 중추적(中樞的, centric) 기능을 하는 각 회로의 반응을 촉매하는데, 시트르산회로에서는 철-황 단백질인 아코니트산 수화효소(aconitase)와 숙신산 탈수소효소(succinate dehydrogenase)가 이 회로의 반응을 촉매하며, 아코니트산 수화효소는 시트르산회로의 이성질화반응 가운데 탈수단계와 수화단계를 촉매하는 효소로 철-황 단백질(iron-sulfur protein), 또는 비헴 철단백질(nonheme iron protien)이다.

이 효소는 헴기에 속하지 않는 4개의 철 원자를 함유하고 있으며, 4개의 철 원자는 4개의 무기 황화물과 3개의 시스테인잔기의 황 원자들과 복합체를 형성하면서 카르복실기와 히드록실기를 통해서 시트르산과 그리고 나중에는 이소시트르산과 결합하는데 이용할 수 있는 한 개의 Fe3+형태의 철 원자를 남기며, 효소의 다른 원자들과 결합하고 있는 이 철 중심은 수화반응과 재수화반응을 쉽게 일어나게 한다.

숙신산 탈수소효소는 시트르산회로에서 숙신산을 푸마르산(pumarate acid)으로 산화시키는 효소로 역시 철-황 단백질이다.

이 효소는 2Fe-2S, 3Fe-3S, 4Fe-4S와 같은 서로 다른 세 가지의 철-황 무리들을 함유하고 있으며, 질량이 70kd와 27kd의 소단위체들로 이루어져 있고, 미토콘드리아의 내막 속에 묻혀있다는 점이 시트르산회로의 그 밖의 효소들과 다르며, 미토콘드리아 내막의 내재성(內在性, intrinsic) 막단백질인 숙신산-Q환원효소 (복합체Ⅱ)[succinate-Q reductase,(complex Ⅱ)]의 일부분이다.

또한 캘빈회로에서는 페레독신의 철-황 무리들과, 산화된 티오레독신(thioredoxin)을 환원하는데 작용하는 페레독신반응을 촉매 하는 페레독신-티오레독신 환원효소(ferredoxin-thioredoxin reductase)의 철-황 무리들의 작용을 들 수 있으며,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에너지생산회로에서 철이 각 반응을 촉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