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베렐린(Gibberellin, gibberellic acid, GA): 지베렐린은 생물학적 활성보다는 구조에 의해 정의되는 화합물족으로 기본구조가 5개의 탄소로 된 이소프렌(isoprene) 단위로 만들어진 테르페노이드(terpenoid) 화합물이다.
지베렐린은 관련된 물질이 지금까지 발견된 것만도 125가지 이상이 되며, 110여 종류 이상의 지베렐린이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식물체에서 대부분의 지베렐린은 생물학적 활성을 갖지 못하는 비활성형이다.
지베렐린은 20-탄소 엔트-지베렐린(ent-gibberellin) 구조에 기본을 둔 디테르펜(diterpene)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지베렐린의 1/3 이상이 20개의 탄소원자를 모두가지고 있어 C20-지베렐린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나머지는 대사과정에서 탄소원자 하나가 소실되어 C20-지베렐린으로 알려져 있다.
지베렐린은 식물체 내에서 주로 미성숙한 종자와 발달하는 열매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며, 발달중인 정단아(頂端芽, terminal bud)를 지니고 있는 어린 잎과 신장(伸張, elongation) 중에 있는 슈트부위, 뿌리의 정단부에서도 생합성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합성의 경로는 게라닐게라닐 피로인산(geranyl-geranyl pyrophosphate, GGPP)으로부터 시작해서 지베렐린 골격의 구조를 가진 최초의 화합물로 다른 지베렐린의 선구물질로 간주되는 GA12-7-알데히드 생합성까지는 모든 식물에서 동일하지만 그 이후의 경로는 식물의 종과 동일종의 조직에 따라서도 다양하게 변화하며, 지베렐린은 생합성과 분해효소를 암호화하는 유전자의 전사를 개시하거나 방해하여 자신의 대사를 스스로 조절하기도 한다.
지베렐린의 수송은 거의 알려진 바가 없으나 옥신의 경우처럼 극성을 보이지 않으며, 주로 체관부의 유기물과 함께 수송되고, 뿌리 끝에서 합성된 지베렐린은 물관부의 수액흐름에 따라 지상부로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베렐린이 유리상태로 이동하는지 또는 접합체 형태로 이동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지베렐린의 식물 생리활성작용은 세포신장과 세포분열을 촉진하여 일반식물의 줄기신장과 왜성식물(矮性植物, dwarf plant)과 로제트(rosette)식물 줄기의 신장 성장을 유도하고, 광조절을 통하여 광발아 종자의 암소발아(暗所發芽, germination in dark place)를 유도하며, 광주기 조절에 의하여 저온요구성식물(低溫要求性植物, low temperature require plants)의 춘화처리효과(春花處理效果, vernalize effect)를 대신하여 종자의 휴면(休眠, dormancy)을 타파하고, 온도효과를 통하여 꽃눈 형성을 유도하여 개화를 촉진하며, 가수분해효소를 유도하여 배아성장기 배유저장물질의 이동으로 인한 배아의 발달을 도우기도 하고, 꽃과 열매의 발달과 열매의 비대성장을 촉진하며, 일부식물에서 단위결실(單爲結實, parthenocarpy)을 유도하기도 하고, 식물개화의 성결정(sex determination)을 유도하기도 한다.
그리고 지베렐린은 옥신이나 시토키닌과 달리 여러 가지 돌연변이체가 유도되는데, 지베렐린에 대한 감수성(感受性, sensitivity)이 소실되어 나타나는 식물의 왜성화(矮性化, dwarfness) 및 로제트(rosette)화와 항시적(恒時的, constant)인 지베렐린 반응으로 키가 웃자라는 디폴트형 생장(결핍성장=default type growth, 웃자람, 다장현상多漿現象=succulent growth) 지베렐린의 결핍이 2차적인 억제인자 돌연변이에 의해 극복되는 지베렐린-결핍돌연변이체 등이 나타난다.
앱시스산(Abscisic acid, ABA): ABA는 옥신이나 지베렐린, 그리고 시토키닌과는 달리 단일 화합물이며, 메발론산(mevalonic acid)으로부터 기원된 15-탄소화합물인 세스퀴테르펜(sesqui-terpene)이다.
생합성의 경로는 이소펜테닐 이인산(IPP)으로부터 비올라크산틴[violaxanthin; 산소첨가 카르티노이드인 40-탄소의 크산토필(xanthophyll)]이 합성되고, 비올라크산틴은 9'-cis-네오크산틴(9'-cis-neoxanthin)으로 전환되어 다시 15-탄소 화합물인 크산톡신(xanthxin: xanthoxal)이 형성되어 카로티노이드 기질이 있는 틸라코이드에 존재하는 9-cis-에폭시카로티노이드 이산화효소(9-cis-epoxycarotenoid dioxygenase, NCED)의 촉매로 9-cis-비올라크산틴과 9'-네오크산틴으로 분할되고, 크산톡신은 ABA-알데히드(aldehyde), 또는 크산톡신산(xanthoxinic acid)을 포함하는 산화단계를 거쳐 ABA로 전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학적으로는 고리의 1번 위치에 비대칭 탄소를 가지므로 S(+)-ABA와 광학이성체인 R(-)-ABA로 합성될 수 있지만 식물이 가지고 있는 것은 S-ABA뿐이다.
R-ABA도 식물에 투여하면 S-ABA와 같은 작용을 나타내지만, 기공의 폐쇄작용에서는 R-ABA는 활성을 나타내지 않는다.
그러나 종자성숙과 장기간 반응시에는 두 광학이성체가 모두 활성을 나타낸다.
자연계에서 나타나는 거의 모든 ABA는 cis형이며, ABA가 강광(强光, violence light)에 노출되면 2번째의 cis이중결합이 이성화해서 2-trans-ABA로 변하는데, 2-trans체는 비록 식물에서는 검출되지만, 생리적인 활성은 가지지 않는다.
그리고 cis 및 trans 이성질체와는 달리 S 및 R형은 식물조직 내에서 상호변환될 수 없다.
ABA는 성숙한 녹색의 잎에서 지배적으로 합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식물체내에서 일차적으로 종자발아의 조절과 저장단백질합성의 유도 및 생리적 수분스트레스 조절과 생태적 수분스트레스 조절에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분조건이 정상적인 식물에서 ABA는 잎 엽육세포의 세포질에서 합성되며 세포내의 pH 구배 때문에 엽록체에 축적된다.
낮은 pH에서 ABA는 양성자화한 ABAH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세포막을 투과하지만, 높은 pH에서는 ABAH가 ABA- 로 해리되어 전하를 띠기 때문에 세포막을 투과하지 못하여 세포의 구획 안에 축적된다.
그러므로 ABA는 낮은 pH구획에서 높은 pH구획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으며, 물관부의 pH가 증가하면 잎의 ABA가 증산류를 통해 기공으로 더 많이 수송될 수 있다.
그리고 활발한 광합성을 하는 엽육세포의 시토졸의 pH는 약산성(pH6.0-6.5)이지만, 엽록체의 stroma pH는 염기성(pH7.5-8.0)을 띤다. ABA는 식물체내에서 물관부와 체관부 모두에서 수송되지만 일반적으로 체관부 수액에서 더 많은 양이 검출되는 것으로 보아 체관부수송에 더 의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ABA의 생합성은 식물조직이 발달할 때 변화하는 환경에 의하여 변동할 수 있으며, 수분스트레스를 받을 때 농도가 크게 증가하고 수분스트레스조건이 회복되면 급격히 줄어든다. 그리고 종자에서는 배가 발달할 때 농도가 가장 높아진다.
ABA는 미숙발아(모체발아: vivipary)를 억제하여 종자의 성숙을 유도하는 필수 호르몬이며, 종자의 저장물질인 단백질이나 지방질의 축적을 유도한다.
그리고 종자의 내건성(耐乾性, desiccation tolerance)을 촉진시켜 휴면형성에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며, 수분스트레스에 따라 기공의 개폐를 조절하고, 생태적인 수분부족과 염에 의한 생리적 수분스트레스에서 내건성을 유도하며, 낮은 수분퍼텐셜에서 뿌리의 생장을 촉진하고 줄기의 생장을 지연시킨다.
그리고 식물의 저온내성 획득에 관여하고, 잎이나 꽃 등의 노화와 기관의 탈리(脫離, abscission)에 관여하며, 지베렐린에 의한 호분층의 프로그램 세포사를 지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