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12일 화요일

제1장 춘몽예어 - 6. 정전종맥(正傳宗脈)과 간화선풍(看話禪風) (p.267)


활구(活句, Living phrase)는 사람들로 하여금 의식적 분별사량을 일으키게 하지 않고, 깨어있는 가운데서 생각 이전의 의정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말을 의지한 말없는 방편이다.(*분별사량인 상想, 사思의 생각이 일어나기 이전 즉초일념지卽初一念地의 즉본일초념卽本一初念이 자구自俱한 근본의정. 모든 물음이 스스로 답을 갖추었고, 모든 분별사량이 스스로 문답을 갖추어, 분별사량에 이해가 미치지 못하면 사량마다 분별의심이 일어나듯이, 근본무명根本無明 또한 본제공안本際公案 근본의정根本疑情을 스스로 갖추고 있으나, 모두가 의식사량 분별의심의 짙은 운무雲霧에 가려 이를 미처 알지 못한다.) 활구는 반드시 활의(活疑)를 내세우고, 활의가 서지 않으면 활구가 아닌 사구(死句, A dead phrase)이니, 눈앞이 언제나 깨어있는 활구활의(活句活疑)이면 참선수행이고, 일상몽중(日常夢中)인 사구사의(死句死疑)이면 사구명상(死句冥想)이다.

활구참선은 수행의 결과가 의식체계에 의하여 형성된 관념적 의문에 의한 관념적 이해가 얻어질 수 밖에 없는 명상법과는 달리, 관념적 분별의 의문에서 떠나, 오롯이 한 마음 생각 이전의 의아(疑訝)함인 의정(疑情, Doubt before the function of thinking or thought without recourse to any media)으로 참구(參究, Investigation)하면서 묵은 때를 녹여내어 닦아서, 문득 청정무구(淸淨無垢) 허통적조(虛通寂照) 자아본연(自我本然)의 진실한 모습을 스스로 자각(自覺, Self-awareness)하고, 자성을 증득하여 본원에 계합하는 일이다.

명상은 지극하면 관념과 개념의 분별경계를 지우고 하나로 통일된 의식의 경계를 바라볼 수는 있더라도, 관념과 개념의 밑바탕이 된 “존재하고 있다.”는 유념을 떠나지 못하였으므로, 대원경(大圓鏡)을 밝게 드러내지 못하여 궁극은 증각성취(證覺成就)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