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131-132 가운데 일부 발췌 -
국가적 이념과 사회적 통념, 그리고 개인의 신념이 생명의 존엄성과 평등성을 바탕으로 하는 보편적인 정서와 가치관 위에서 성립하지 않는다면, 국가적 이념이 시대의 변천에 따라 변하는 사회적 통념에 배치(背馳)되고, 개인의 신념적 노선과 상당부분 양립(兩立)할 수 없도록 배치될 때, 국가의 존망(存亡)과 사회의 질서(秩序, order)와 개인의 안위(安危, safety, security)가 위태로워진다.
그리고 집단사회의 보편적 정서와 모든 생명체들의 상리공생(相利共生, mutualism)의 바탕이 되는 이타적(利他的, altruistic, selfless) 가치관을 떠난 자리적(自利的, selfish)인 개인주의는 국가의 존망을 위태롭게 하고, 사회의 질서를 파괴(破壞)하며, 가족사회를 붕괴(崩壞)시키고, 궁극(窮極)에는 자신의 인간성을 말살(抹殺)하여, 자신의 인간적인 정체성(正體性, identity)마저 상실(喪失)하게 하는 참혹(慘酷)한 결과를 초래(招來)할 것이다. 그러므로 가정과 사회, 국가의 구성원들의 생각과 추구하는 바에 공통분모가 크면 클수록, 그 집단은 안정되고 화합하여 결속력이 공고해질 것이며, 그 추구하는 바의 공통분모가 크고 이타적일 때는 그 집단은 더욱더 정의로운 집단이 될 것이다.(정의는 바르고 의로움이다. 바르고 의로움은 드러냄도 아니요, 내세움도 아니요, 드러냄 없이 진실하게 당당하고, 내세움 없이 당당하게 겸양謙讓함이다. 진실함은 순수하고 참되어 거짓 없음이며, 겸양은 의義아닌 것을 마주하여 비켜서고 물러서는 것도 아니요, 마주하여 부딪혀 다투고 시비하는 것도 아니요, 당당히 마주하여 손잡아 이끌어 화합함이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가정과 사회와 국가의 어느 집단에도 공익적인 화합의 공통분모는 찾아볼 수가 없고, 탐, 진, 치의 공통분모만이 남아 오로지 자기주장, 자기욕심만 내세우기 때문에, 가정은 파괴되고, 정의로운 사회의 통념은 사라져 혼란하고, 국가는 정체성마저 상실한 채, 내뱉는 말마다 기어교설(欺語狡舌)이 난무(亂舞)하고, 악구망언(惡口妄言)이 횡횡(橫橫)하니, 감언이설(甘言利說)과 양구독설(兩口毒舌)은 제 세상을 만난 듯, 언도설로(言道說路)는 말 그대로 중구난방(衆口難防)이고, 일마다 참상(慘狀)이라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니, 세상은 바야흐로 아비규환(阿鼻叫喚)이다.
언론이 본분을 다하여 이끌면 대중은 지혜로우나, 언론이 경박(輕薄)해지면 대중은 천박(淺薄)해진다. 언론이 진중(鎭重)하고 엄정(嚴正)하여 무지몽매(無知蒙昧)한 투설격론(鬪說激論)에 사표(師表)가 될 때는, 대중은 의지할 바를 얻어 지혜롭고 슬기로워 세상은 덕을 잃지 않으나, 지금은 대중을 계몽(啓蒙)하고 세상의 정의에 대하여 바른 척도를 제시해야 할 언론이 본분을 잊고, 오히려 주장하는 바를 내세워 대중을 선동하고 경박스러우니 언로(言路)는 길을 잃고, 대중은 정의와 자존을 잃어 비루하고 천박해져, 험구(險口)를 놀려 세상을 어지럽히고 여러 사람을 상처입힘을 자유분방(自由奔放)으로 여기고, 제 주장 앞세우고 탐욕에 눈이 멀어 가질수록 부족하여 가진 자가 더 배고파 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