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3일 수요일

여의도살롱 - 15


<대도무문(大道無門)>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데, 그릇들이 작아 혼자 힘으로는 쟁취할 능력도 없고, 쟁취하여도 이끌어 갈 자신이 없으며, 잘못되면 욕먹고 역사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도 두려우니, 크게 무슨 선심이나 쓰듯이 이제는 권력을 분산시켜 갈라먹기를 하자 한다. 그 갈라먹기가 결국은 우리끼리는 싸우지 말고, 우리 편한 대로 이리저리 갈라서 우리끼리 다 해먹자는 소리가 아닌가?

지난날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그 말을, 한낱 독재자의 입에 발린 소리로 치부하여 의원내각제로 갈라먹기를 시도하다가, 2년도 채 못되어 나라는 난장판이 되고, 국운은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아지니, 결국은 군부의 정치개입을 초래하지 않았는가? 그러고서도 지금까지 무지막지한 자들의 헌정중단이라고 별별 넋두리를 늘어놓고 악을 쓰더니, 모두가 그새 까마귀고기라도 먹었단 말인가?
 
삼권이 엄정하여 삼권분립이 제대로 지켜지면 저절로 권력이 분산되는데, 그 삼권분립의 엄정함을 지키지 않고 분에도 없는 욕심들을 부리다가, 이것도 놓치고 저것도 다 놓치고서는 궁리랍시고 내놓는 것이 겨우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권력분산이라는 말인가? 또다시 이놈저놈 갈라먹기하는 동안 이 나라 민초들은 얼마나 등골이 휘어지고, 고혈을 빨려야 한단 말인가?

일평생 권력의 언저리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정녕 이 나라 권력들의 속성을 몰라서 하는 소리인가? 아니면 나라야 개판이 되든 말든 우선 죽기 전에 나 혼자라도 한줌 권력의 맛을 보아야겠다는 심산들인가? 대통령중심제에서도 이 모양 이 꼴인데 갈라먹기를 시도하면 이제는 2년이 아니라 1년도 못가서 나라는 풍비박산(風飛雹散)이 날것이 뻔한 일이며, 지금쯤 북쪽의 누구는 “야! 이거이 잘 하믄 앉아서 거저먹게 생겼구나야! 저 니-쁜 에미나이들 뉘긴지 신상파악 좀 해보라우!” 하면서 반색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 젊은 눈에도 보이는 것이 훌륭하신 분들의 눈에는 보지 않는다니, 도무지 대책이 서지 않는다. 하기야 일평생 한 번도 지혜의 눈은 떠 본적이 없고, 오직 권력에 눈이 멀어 살아 왔으니, 그럴 만도 할 것이다.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 하였으니, 사방 벽(壁)이 문(門)이라, 벽도 아니고 문도 아닌 가운데서 제자리에 의연하여, 다만 문은 문이요, 벽은 벽으로 삼아 걸림이 없듯이 삼권이 엄정한 가운데서 서로가 제자리를 지키어 걸림이 없으면, 그것이 바로 화합과 단합가운데서 이루는 권력의 분산인 것을 무엇을 또다시 나누고 쪼개어 없는 문을 다시 만들자는 말인가?!

대부분이 일평생 대도무문이라는 글을 즐겨 쓰던 분이 정치에 입문시켰다면서 대도무문의 바른 뜻도 가르쳐 주지 않았단 말인가?!

덕분에 요즘 분에도 없는 문자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