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19일 금요일

여의도살롱 - 17


어둠 속의 살쾡이도 은호(隱虎)이고, 진흙 속에 미꾸라지도 잠룡(潛龍)이니, 바야흐로 용호천지(龍虎天地)에 용호상박(龍虎相搏)이요, 용쟁호투(龍爭虎鬪)로다!

이 나라 언론의 안목이 워낙 예리하니, 어둠 속도 훤히 들여다보고, 진흙탕 속도 명경(明鏡)처럼 비추고 꿰뚫어 본다. 어둠 속에 숨어서 이리저리 어른거리기만 하면 모두가 호랑이이고, 진흙탕 속에서 꼬물거리기만 하면 모두가 잠룡(潛龍)들이다. 어둠 속에서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살쾡이도 숨은 호랑이(隱虎)이고, 진흙탕 속에서 꼼지락거리는 미꾸라지도 모두 잠룡이니, 이 땅에서 호랑이가 사라지고, 개천에서 용 난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언론의 눈에는 호랑이가 보이고, 숨은 용이 보인단 말인가? 수염 기르고 실성한 사람처럼 산언저리를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쓸데없이 어슬렁거리고, 나설 때와 나서지 말아야 할 때를 분간도 못하고서 아무 때나 나서서 촐싹거리고, 이전투구(泥田鬪狗)판에 끼어서 폴짝거리고 파닥거리기만 하면 모두가 대권주자 반열에 올려놓고, 살쾡이들이 서로 물어뜯고, 수달(水獺)이 미꾸라지와 드잡이질만 쳐도 용호상박(龍虎相搏)이요 용쟁호투(龍爭虎鬪)라 하니, 세상일이 참으로 요지경(瑤池鏡) 속이다.

홍몽지세(鴻濛之世)를 일목요연(一目瞭然) 철견(徹見)할 안목과, 국운창성(國運昌盛) 국태민안(國泰民安) 만년대계(萬年大計)를 도모(圖謀)할 능력은 고사하고, 일평생 나라걱정 한번 해본 일이 없고, 세상걱정 한번 해본 일이 없어, 권력을 쥐어주면 권력을 어디에 써야 할지 몰라 허우적거리다가, 결국에는 나라를 통째로 말아먹을 한심한 인사들을 두고, 비록 위급존망지추(危急存亡之秋)는 아니다 하더라도, 목전(目前)에 통일대업이라는 대과제를 안고 있는 이 나라의 대권주자를 운운(云云)하니, 사념사욕(私念私慾)을 대의(大義)로 위칭(僞稱)하고, 무능과 무지와 탐욕으로 뭉쳐진 한낱 위명필부(僞名匹夫)들의 손에 이 나라 장래를 맡겨, 드디어 눈앞에 다가온 통일의 호기(好機)를 놓쳐, 또다시 천추지한(千秋之恨)을 남기려 하는가!? 조상들이 일구었던 광활한 옛 고토(古土)를 회복할 웅지(雄志)는 물론이요, 한줌 작은 땅에 대한 통일의 의지마저도 없이, 그저 눈앞의 욕심만을 좇아서 살아온 그들에게 무슨 통일의 묘방(妙方)이 있고, 통일국가운용과 경영(經營)의 묘산(妙算)이 있으며, 고토회복의 묘안(妙案)이 있겠는가? 모두가 스스로의 분수를 알고 자중할 줄 아는 양심마저 없는 위인들이니, 나라를 경영할 중임을 맡길 대권자(大權者) 선택이 가히 환란(患亂)의 수준이다. 혜안(慧眼)을 갖춘 국민들의 지혜로운 선택이 아니고서야 어찌, 눈앞에 닥친 이 위난(危難)을 극복하겠는가?

기나긴 태평성대(太平聖代)에 무료(無聊)함이 오래되어, 재미삼아 부려보는 거짓욕심 한번쯤이야 그저 웃고 넘어갈 일이라 하나, 대권을 운운하는 자들 모두가 하나같이 일평생 탐욕심이 눈을 가려, 스스로가 대권대세(大權大勢)를 운위(云謂)함이 분수에 합당하며, 목전의 격변지세(激變之勢)를 감당하여 통일대업을 달성하고, 국운융성(國運隆盛)을 운휘(運用指揮)할 능력이 있는가를 성찰하여 자신들의 진퇴를 가늠할 자량(自量)의 의지조차도 없고, 시대총론(時代叢論)을 섭수(攝受)하여 분분각론(紛紛各論)으로 세세명찰(細細明察)하고, 그 각론들의 대의(大義)를 통찰(洞察)하여 국가진로의 정경통론(正逕通論)을 이끌어 정립할 시대적 안목(眼目)마저 갖추지 못한 자들이라, 비량(鼻粱)을 엄습하는 흉풍지세(凶風之勢)조차도 살필 줄 모르는 눈뜬 청맹(靑盲)들이니, 바로 눈앞에 국가와 민족의 만년장래가 걸린 이 마당에, 이들이 부리는 무지한 과욕을 두고, 어찌 한갓 웃어넘길 일로만 치부하겠는가!

나라의 흥망성쇠(興亡盛衰)는 나라를 위한 지도자들의 양심과, 그 양심을 자양분(滋養分)으로 키워낸 세대들의 지혜와 올바른 역사인식이 바탕이 된 국가관에 달렸으나, 그동안 이 나라 정치의 장(場)은 국가의 장래와 후대들의 미래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이익과 목적에 따라서 편을 가르고, 교훈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역사를 시비의 대상으로 삼아, 저들의 저급(低級)한 목적추구와 이익도모에만 열중해 왔으니, 오늘날의 우리들 젊은 세대들은 대부분이 무엇이 이 나라의 진실한 역사인지를 알지 못할뿐더러, 올바른 역사인식과 판단능력을 갖춘 이들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그러니 이들에게서 무슨 올바른 국가관과 대세를 판단할 슬기와 지혜를 요구하고 기대하겠는가!?

지난날 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니던 시절, 갑자기 불어 닥치던 학교의 축제열풍과 한눈에도 알아볼 수 있는 의도적인 놀이문화 조장(助長)과 더불어, 교정에 셋만 모여 있으면 어김없이 나타나 술이나 먹으러 가자고 이끌며, 출처를 알 수 없는 그 많은 술값을 뿌려대던 특정학생들을 보고, 지난날에는 학생들이 셋만 모여 있으면 기관의 끄나풀이 나타난다더니, 이제는 이들이 학생들의 정치적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리고, 젊은이들의 사고를 단순무지로 이끌어, 선전선동과 분위기정치에 이용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한 적이 있었으나, 차마 그때의 그 의심과 우려가 지금에 와서 이렇게 현실이 될 줄은 몰랐으니, 그때의 친구들과 선후배가 오늘날과 같이 이토록 단순무지한 신세기지식인(新世紀知識人)들로 성장하고, 그 뒤를 이어 컴퓨터가 키운 멍멍-세대들이 합세하여, 오늘날 사리분별력조차 없는 이 나라의 젊은 영혼들이 자신들을 만능지식인으로 착각하며 살아가는 백치(白癡)의 수준으로 전락하게 한데는, 검은 흉심(凶心)과 사욕(邪慾)으로 나라의 장래를 망치려 들던 자들의 지대한 숨은 공로가 있었음이 분명하니, 어찌 이들의 공적을 밝혀 치하함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지금도 곳곳에서, 백치 같은 젊은이들의 영혼을 저희들이 원하는 색깔로 물들여, 저들의 이념과 목적을 달성하려는 또 다른 자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공연문화의 창달(暢達)과 언론집회의 자유를 앞세우고서, 교활(狡猾)하고 사악(邪惡)한 입들을 나불대며 국토를 어지럽혀대니, 이들의 공로 또한 높이 치하하여 정중하게 대접함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비록 우리들 세대는 현명하고 훌륭한 지도자들과 교육자들 덕분에, 혼미(昏迷)한 영혼을 안고 살아가는 서글프고 미안한 세대로 전락하였으나, 지난날 대학의 교정에는 잔디밭에 앉아 시국(時局)을 근심하는 통념(痛念)에 젖어 밤새워 통음(痛飮)하며, 나라장래와 젊은이들의 미래를 두고 격론(激論)하던 세대들이 있었다는데, 그 많고 많았다던 선배현사(先輩賢士)들은 다 어디로 갔으며, 그들이 그 뜻과 의기(意氣)는 어디에 버리고, 그동안 무엇이 되어 어떤 모양으로 살아왔기에, 오늘날 이 나라의 세도기상(世道氣像)이 요 모양 요 꼴이 되었단 말인가!? 부끄러움을 아는 양심들은 모두가 풍파(風波)를 탓하며 세월 뒤로 몸을 숨기고, 무지막지한 무지와 탐욕으로 중무장(重武裝)한 후안무치(厚顔無恥)하고 뻔뻔한 자들만 득세하여 세상일을 혼탁케 하니, 과연 이 나라가 가는 방향이 어디이며, 그 궁극은 어디이겠는가?

시절안목(時節眼目)이 눈을 감고, 시대의 양심이 귀를 닫아, 마땅히 제자리를 지켜야 할 세상의 바른정의는 설자리를 잃었으니, 이렇게 외쳐대는 서른다섯 젊은 영혼의 절규(絶叫)는 허공을 돌고 돌아 아득하여 메아리조차 없다. 모두가 눈멀고 귀먹었으니 뇌성벽력(雷聲霹靂)인들 무슨 소용인가! 어느 때에 우렁찬 포효(咆哮)가 이 미망(迷妄)의 산하대지에 사무치고 사무쳐, 미명(未明)의 이 시절을 일깨울 사자후(獅子吼)가 있어, 혼침(昏沈)의 늪에 깊이 잠든 이 땅의 젊은 영혼들을 긴 꿈에서 눈뜨게 하고, 지혜와 슬기를 갖추게 하여, 정경대원(正經大原)의 반석 위에 장대하게 펼쳐질 신천지(新天地)를 찾아, 힘찬 희망의 나래를 펴게 하겠는가? 그리하여 하늘 아래 온누리가 다 같이 손잡고 가는 한누리 되어, 각성국민민주의 참세상을 노래하고, 누구의 꿈이던지 맑고 푸르러 정의로운 꿈은 언제나 이루어지는, 광명(光明)의 새누리를 열게 하겠는가!?

*국민의당의 ‘국민’, 더민주당의 ‘민주’, 정의당의 ‘정의’, 새누리당의 ‘새누리’를 공평하게 사용하였으니, 누구 편든다는 소리는 하지마소. 그럴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