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이 마비된 자가 핵을 쥐고 있다면?>
약을 맞으면 저절로 비실비실 웃어지니, 할배 기일날, 아부지 기일날에 약 맞고 행사장에 나와, 온 인민들이 보는데서 비실비실 웃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억지로 참고 그냥 나와서 약기운이 떨어져 우거지상을 하고 앉았더니, 그것마저도 견디기 힘들어, 그 다음 기일에는 약기운 없이는 도저히 행사기간을 참지도 못할 지경이 되자, 사진 한 장 달랑 내어놓고 넘어가더니, 이제는 가는 곳 마다 비실거리며 웃는 모습뿐이니, 잠시도 약기운을 빌리지 않고는 견디지도 못할 지경인 것이 틀림이 없다.
비록 생화학의 약물학전공과 신경학전공은 아니더라도, 생명과학을 연구하면서 어깨너머로 여러 분야를 기웃거려본 터라, 그 증세쯤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일이다. 그 약이 신경을 갉아먹어 끝내는 파멸에 이르게 하는 줄은 누구나가 다 아는 일이다. 그리고 평소에는 약기운을 빌려 늘 비실비실 웃다가도, 여러 신경이 손상되어 감각기관(感覺器官)에서부터 감각(感覺)하고, 전수의식(前受意識)으로 감지(感知)하고, 현상의식(現象意識)으로 인지(認知)하고 인식(認識)하고, 자아의식(自我意識)으로 분별(分別)하고 판단(判斷)하고 사량(思量)하며, 근본의식(根本意識)인 무의식의 창고에 저장하여 기억(記憶)하고 회억(回憶)하는, 정상적인 의식의 발현체계가 무너지고 인성이 마비되니, 한번 내어지를 때는 포악하기가 그지없어지는 것이 중독자들의 특징이며, 그러한 증상은 갈수록 점점 더해지는 것이다.
스스로가 공포감과 중압감을 못 이겨 약물에 의지하다가 그 지경이 되었는지, 아니면 누구로부터 또는 어느 집단으로부터 사육을 당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그러한 사람에게 핵이라는 대량살상무기를 맡긴다는 것은 참으로 위험천만한 일이다. 다만 한 인간으로서는 측은한 일이나, 이것은 측은지심(惻隱之心)으로만 보아 넘길 일이 절대 아니지 않는가? 과연 난장판인 이 나라의 정치판에서 이것을 감지라도 하고 있는지, 아니면 모두가 금시초문(今時初聞)인지가 그것이 궁금하며, 그리고 이 나라에 이것을 대비하는 부서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미친년 널뛰듯 하는 인성이 마비된 약물중독자가 무슨 올바른 판단력이 있겠으며, 만약 그 배후에 이를 앞세워 이용하여 잘못되면 모든 책임을 그에게 전가시키고, 저희들의 목적대로 이루어지면 이득은 저희들이 취하려는 숨은 집단들이 있다면, 그 뿌리를 발본색원(拔本塞源)하여 제거하는 일은, 힘의 균형이 비록 우리 쪽에 기울어져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녹록(錄錄, 碌碌)치만은 않을 것이다.
<이 분야는 여의도살롱에서 취급할 분야는 아니지만, 그동안 그 누구도 단 한번이라도 거론하는 이가 없기에, 답답한 마음에 적어 봅니다. 그리고 이것이 한낱 본인의 기우(杞憂)이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