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일 금요일

여의도살롱 - 21


<국가의 모든 부서와 기관의 수장들은 그 직분과 직무와 구성원들의 잘못에 대한 책임이 있는데, 어째서 국회라는 기관의 기관장은 도대체 책임질 일이 없는 것인가?!>

국회의장이 무슨 일을 하는 자리인가? 여의도그룹에서 오래도록 잔뼈가 굵었다고, 은퇴준비를 위한 그룹의 배려차원에서 그럴듯한 한자리를 배정받아, 삼부요인(三府要人)이라는 이름으로 똥-폼 잡고 가만히 않아서 예우(禮遇)나 받고, 나이 들어 힘없다고 무시 안 당할 만큼, 때맞추어 수시로 쓸데없는 헛기침이나 해대며, 힘도 없는 헛된 위세(威勢)나 부리면서, 나이든 탓으로 때때로 깜박깜박하는 사이에, 원내에서 중립을 지켜야 할 의장의 책무를 잊어버리고 출신당의 대변인노릇을 하다가, 있는 욕 없는 욕 다 얻어 잡수시는 풍파를 겪으시다가, 나라야 어찌되든, 시절풍양(時節風陽)이 어떠하고, 시대풍운(時代風雲)은 어디로 향하든 아랑곳 않고, 때가되면 무리들의 극진한 환송을 받으며 물러나, 마치 당연직처럼 돌아오는 여러 원로위원에 이름올리고서, 자랑스럽게 종친회에 나아가 등 떠밀리듯이 종친회장 한자리하고, 세상이야 어떻게 돌아가던지, 나 혼자 편안하고 여유로운 여생을 보내다가, 그 이름 그 직함을 대대로 족보에 남겨 후손들에게 자랑거리로 물려주고 떠나면 그만인 자리인가?

대의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당정치에서 국회의원은 정당들이 각 지역에서 당의 대표선수로 출전시켜, 치열한 선발전에서 국민의 심판과 선택을 받아 선발된, 명실(名實) 공(共)히 민의의 대변자들이며, 또한 엄연히 국법이 정한 선출직의 정무직공무원들이다. 그리고 국회는 이들이 속한 명실상부(名實相符)한 국가기관이고, 국회의장은 국회라는 국가삼부의 한 국가기관을 이끌어, 기관의 구성원 모두가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그 책무를 다하도록 감독하고, 감시하고, 지휘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이다.

행정부나 다른 곳에서는 그 부서나 기관의 구성원이 잘못을 저지르면, 부서와 기관의 수장이 나서서 사과하고 책임을 지는데, 어째서 국회의원은 아무리 잘못을 저질러도 그 기관의 수장인 국회의장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마치 남의 일 구경하듯 하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도 되는 것인가? 이것이 법으로 정하여 보장한 국회의장의 예우에 속하는 것인가? 아니면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인 국회의 내-마음대로-법으로 정한 관습인가? 그것도 아니면 국회의원의 잘못은 정당정치에서 선수를 잘못 내보낸 정당과 그 당(黨) 수장의 책임이고, 선수선발전에서 대표를 잘못 뽑은 그 지역유권자들의 책임이지, 선발된 선수들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국회의장은 전혀 책임질 일이 아니란 말인가? 그러면 정당소속이 아닌 무소속국회의원의 잘못은 지역유권자 대표가 책임지고, 아니면 국회사무처장이 책임지고 사과하고 그래야만 하는가?

삼권이 엄정한 삼권분립의 국가에서, 입법기관으로서 민의를 대변하여 올바른 국가경영의 법적 기반확립을 위한 입법의 책무를 다하고, 국가삼권의 한축을 감당하여 국가의 안위와 번영을 위해 국익을 창출하고, 민생을 보살피는데 매진해야 할 국회를 이끌어, 국가 만년대계의 기반을 다져 나아가는데 몸 바쳐 희생할 각오도 없이, 쓸데없이 스스로의 존재감이나 부각(浮刻)시키고자, 지극히 개인적인 사념(私念)을 온 국민의 민의라 호도(糊塗)나 하면서, 그럭저럭 날을 보내다가 때가되면 물러나, 그 이름 그 직함을 족보에나 올리는데 그 뜻이 있는 분이시라면,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국가와 국민을 위해 스스로 진퇴를 결정함이 옳을 것이다. 한때이나마 뜻을 품었던 장부라면, 한낱 문중족보에 이름 남기는 것 보다는, 역사에 길이 이름 남기는 길을 택함이 옳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