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산유론> 제3장. 조사의 봉찬(祖師意 奉讚)
1. 지도현의(至道玄義)
지극(至極)하고 극진(極眞)함이란,
애초에 조작함이 없어 지극히 평범하여
본래본연(本來本然) 그대로 천연자적(天然自寂)함이로다.
지극한 도(道)는 중도본성(中道本性)을 정등각(正等覺)하고,
대적정(大寂靜) 천진본원(天眞本元)에 반본환원(反本還元) 계합(契合)하여
전념불생(前念不生) 본래심(本來心)이 항상일심(恒常一心)이니,
후념불멸(後念不滅) 본래불(本來佛)이 적조여여(寂照如如) 대방광(大放光)이로다.
지도본의(至道本義)는 곧,
무명(無明)의 구름이 다 걷히고 생사의 물결이 다하여,
지어가고 지어가는 바가 의식체계의 조작함을 의지하지 않아서,
짓는 바 없이 지어가는 청정자성(淸淨自性) 무상본연(無上本然)의
여여항상(如如恒常)하는 평상사(平常事)일 뿐이로다.
진광(眞光)은 불휘(不輝)이라,
청정자성 무상본연의 무상대도(無上大道)는
애써 조작함이 없어 본연(本然) 그대로 지극하며,
참 빛은 당체(當體)가 참 빛이라 밝고 어두움이 없어,
스스로 빛남을 애쓰지 않아도,
지극하고 지극하여 허명자조(虛明自照)하니,
허허(虛虛)로이 밝고 밝아 그 밝음이 사무치고 사무쳐서,
어쩔 수 없이 절로 비추어 어려움이랄 것도 없으나,
전변(轉變)하는 팔식(八識)을 의지하여,
의식적 가아(意識的 假我)를 주인으로 잘못 알아,
눈앞에 현현(顯現)하는 모든 찰나경계(刹那境界)가
‘있음을 바탕삼아 전변하여 지은 바’
숙세(宿世)의 업인(業因)으로 나타나는 몽환공화(夢幻空華)인 줄 모르고,
지어가고 지어감이 의식의 흐름을 의지하고서,
의식적 분별사량(分別思量)으로 조작하고 헤아려 짐작하여,
일체대대(一切對對)의 양변극단(兩邊極端)을 이루니,
다만 이것이,
무간항상(無間恒常) 여여자적(如如自寂) 진여자성(眞如自性) 무상대도를,
가로막고 장애(障碍)하는 의식적 변견(邊見)일 뿐이로다.
그러하니,
전변하여 현상(現像)하는 의식체계를 의지하여,
몸 나툰 현상계(現象界)의 의식적 가아(假我)인
자아의식의 대대망견(對對妄見) 분별사량으로,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을 구별하여
좋아하고 싫어하여 취하고 버리는 망령(妄靈)된 생각을 일으키니,
청정본원의 진여자성이 이로 말미암아,
여여(如如)하게 드러나지 못할 뿐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