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7일 월요일

아리수풍월(阿利水風月) - 3


3. 입도요로(入道要路)

유심아견(有心我見)으로 대대양변(對對兩邊)을 지어,
아상망정(我相妄情) 고락사(苦樂捨)로 분별하여,
증애(憎愛)하고(싫어하고 좋아하고),
간택(揀擇)하여(가리고 택하여서),
취사(取捨)하니(버리고 취하니),
일체심량(一切心量)의 심진만병(心塵萬病)이 이로써 비롯하여,
눈앞의 만법제구(萬法諸咎)를 스스로 탓할 바 없음이로다.
“진망(眞妄)이 본래 공하니(참됨이 서지 못하니 그릇됨이 본래 공하여),
있음과 없음을 다 함께 놓아버리어 공하지 않고 공하도다.
(眞不立妄本空진불립망본공
有無俱遣不空空유무구견불공공).”
고요한 곳에 앉아 고요함으로 일 없음을 삼고,
일 없는 일 없음으로 하릴없음을 삼으니,
천색(天色)이 고요하여 흰 구름 자재(自在)하나,
지공(指空)하고 탄지(彈指)해도 망망(茫茫)하고 몽몽(夢夢)할 뿐,
어느 때에 이루어 마치리요?!!
봄바람 이는 곳곳마다 기화요초(琪花瑤草)이니,
“나무장승이 노래 부르고 석녀(石女)가 춤을 추도다.
(木人放歌 石女起舞 목인방가 석녀기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