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겁이 나서 그렇게 짖어대는가!>
바람만 불어도 짖고, 나무그늘이 일렁거려도 짖고, 하나가 짖으니 덩달아 짖어댄다. 삼백육십오일 날마다 온 종일 짖어대다가, 짖고 짖다가 짖을 데가 없으니, 하늘에 달을 쳐다보고 짖으며, 짖는 것도 차원이 있는 양, 별 고상(高尙)을 떨며 짖어댄다. 겁이 많을수록 크게 짖는다는데, 무엇이 두렵고, 무엇이 겁이 나서 그렇게 짖어대는가! 여의도에서 짖으면 잡종소리 듣고, 출판기념회 정도는 되는 곳에서 짖어야 족보있는 순종대접을 받는 것인가? 무엇을 할퀴고, 누구를 물어뜯으려고, 벌써부터 발톱을 세우고, 으르렁거리는가? 도대체 무얼 믿고, 누구를 작살내고, 누구를 쓸어버린다고, 집권을 하면 작살을 운운하며, 그렇게 호폐장성(豪吠壯聲)인가? 덥석 받아 물었다가 이빨이나 확 문드러지게, 어디에 삶은 무 하나 던져줄 사람이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