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7일 목요일

여의도살롱 - 41


<병신세고(丙申世故)>

붉은여우가 재주를 넘으니,
만산(萬山)의 원숭이들이 미친 듯이 날뛰고,
넝쿨 속에 몸 감춘 늑대들 입가에 미소를 흘리니,
늑대들 목줄 움켜 쥔 검은 그림자 어깨를 들썩인다.

만고정전(萬古正傳)은 인왕(仁王)의 옛 빛이요,
추상풍도(秋霜風度)는 북악(北岳)의 기상(氣像)이라,
단풍은 남으로 내닫고, 훈풍은 북으로 부니,
사필귀정(事必歸正)은 강상(綱常)의 진실한 이치로다!

부촉사(咐囑事) 받들어 가슴에 깊이 품고
기치(旗幟)를 휘날리니 개세지풍(蓋世之風)인데,
일진광풍(一陣狂風)에 용마(龍馬)가 울어대니,
장부지한(丈夫至恨)이 청룡도(靑龍刀)에 서렸도다.

대장부 홍진세월(紅塵歲月)을 허리에다 동였으니,
그 누가 오는 봄을 막아서며,
장대(將臺)의 북소리 어디에다 감추리요.
일락서산(日落西山)에 월출동산(月出東山)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