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8일 화요일

여의도살롱 - 53


<식업업상(識業業相)>

의지하니 식업(識業)이고, 다가오니 업상(業相)이다. 식업으로 인(因)을 삼고, 업상으로 연(緣)을 맺으니, 인(因)으로 의지하여 다가옴을 받아 과보(果報)라 이름하고, 과보에 이끌리고 올올이 맺고 맺으니, 연(緣)이라 이름하며, 의지하여 따라가고, 따라가며 짓고 지으며, 짓고 지어 받고 받으니 인연과보(因緣果報)가 아니던가!

지은 바 인연과보 오랜 숙업(宿業), 모양 짓고 바탕 삼으니, 모두가 의지한 태성(胎性)이고 타고난 욕심이니, 위명보좌(威名寶座) 좋은 자리에도 가슴 가슴이 허(虛)하고, 억만금(億萬金)을 가지고도 마음 마음이 허기(虛飢)지니, 평생을 쌓고 누려도 모자라고 부족하여, 구하고 탐하는 바 생지사지(生地死地)를 가리지 않으니, 세상의 무엇으로 그 가슴들을 채우겠는가!

둔하고 어리석음이 이와 같으니, 말발굽소리 지축을 흔들고, 먼지바람 백리에 뻗쳤는데, 콧잔등에 불어 닥친 흉풍(凶風)도 짐작하지 못하니, 상산(上山)의 기별인들 어찌 알리요! 강가에 앉아 물결에 무심하니, 소연(蕭然)한 달빛 아래 세월은 유장(悠長)한데, 문득 고개 드니 아득하고 아득하여 일망무제(一望無際)로다! 세상에 누가 있어 이 뜻을 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