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진(滅盡)>
한 생각 어리석은 마음이 흙이 되어 막히니,
한 생각 좋아하는 마음이 물이 되어 빠지고,
한 생각 성내는 마음이 불이 되어 타고,
한 생각 기뻐하는 마음이 바람이 되어 나부낀다.
무명(無明)이 흙이 되니,
탐심(貪心)이 물이 되고,
진심(嗔心)이 불이 되고.
치심(癡心)이 바람이 되어,
행업(行業) 따라 가는구나!
듣는가!
보는가!
아는가! 저 소리를,
금수(禽獸)가 사는 불의(不義)의 땅이로다!
아비규환(阿鼻叫喚)을 보고,
대공멸(大共滅)의 불길을 보는가!
인면(人面)의 금수가 되어 이 땅에 홀로남아,
막막강산(寞寞江山)에 울부짖는 자 그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