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본연대도(本然大道)
“객지에 나아가 가솔(家率)들을 돌보지 않으니
집안에는 낮도깨비가 설치고,
집안에 있어 세상일을 살피지 않으니
도둑이 야반삼경(夜半三更)을 가늠하며,
아란야(阿蘭若, 寂靜處 적정처, 無靜處 무정처)에 머물러 가솔도 돌보지 않고,
세상일을 관여하지 않으니,
오랑캐가 국토를 종횡(縱橫)한다.”
청정무구(淸淨無垢) 진여자성(眞如自性) 중도실지견(中道實智見)에
곧 바로 계합하여,
있음도 알고 없음도 함께 알아 무상대도를 성취하지 못하고,
있음을 싫어하여 눈앞을 여의고,
고요함을 좋아하여 공함을 좇아가면,
함이 없는(無爲) 본연대도(本然大道)와는 점점 멀어지게 되어,
“오음(五陰)의 뜬 구름이 부질없이 오고가며
삼독(三毒)의 물거품이 헛되이 출몰하여
(五陰浮雲空去來오음부운공거래
三毒水泡虛出沒삼독수포허출몰)”
오랜 세월 생멸에 부침(浮沈)하게 되는 것이로다.
그러므로 지난날 임제(臨濟義玄)스님은
“마음에 머물러 고요함을 보고(住心看靜주심간정),
마음을 일으켜 밖으로 관조하며(擧心外照거심외조),
마음을 가다듬어 안으로 맑히고(攝心內澄섭심내징),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 정에 든다(凝心入定응심입정).” 하면,
이것은 모두가
‘있음에 머물러 있는 조작(留念有爲)’이라 한 것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