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28일 화요일

여의도살롱 - 129


<조도춘기(早到春氣)>

때 이르게 당도(當到)한 봄이 잔설(殘雪) 밑에 몸을 숨기자, 천강만산(千江萬山)이 스스로 알아차리니, 두견화(杜鵑花)는 연분홍(軟粉紅)이요, 영산홍(映山紅)은 진홍(眞紅色)이요, 척촉(躑躅)은 선홍(鮮紅)이라, 만산춘색(萬山春色) 시절춘광(時節春光)이 이미 슬며시 홍광화색(紅光華色)을 품는다. 마음이 붉으니 색이 붉고, 색이 붉으니 마음이 붉다. 색이 마음 색이요 빛이 마음 빛이니, 사사물물(事事物物) 색광형모(色光形貌)가 마음 아닌 것이 없다. 마음 따라 법(法)이 나고, 법마다 그 마음이 난다 하였던가!? 공모업장(共謀業障)이 극란(極難)하여 시절이 난분분(亂紛紛)하니, 정유(丁酉) 춘광춘색이 다만 영춘환홍(迎春歡紅)으로 끝나고, 행여 춘심춘사(春心春思)가 핏빛으로 물들어, 산하대지(山河大地)가 시산혈해(屍山血海)가 되고, 공도동망(共倒同亡)의 길이 되지 않기를...

- 여의도살롱 객원 칼럼니스트 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