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진진삼매(塵塵三昧)
세세생생(世世生生) 전변하여 지은 업식인연(業識因緣) 따라 법이 나지만,
공적영지(空寂靈智)의 진여진성(眞如眞性) 실상공성(實相空性)은
본무자성(本無自性)의 불이중도(不二中道)라,
본래 두 가지 성품이 없어 하나마저 세울 수 없으니,
여여부동(如如不動) 진여법계(眞如法界)는 공공무대천(空空無大千)일 뿐,
공연히 스스로 한 생각 망령되이 집착하여 따라가니
법마다 허물이 남이로다.
물이 더럽다 하여 물로써 더러운 물을 씻으려 하니,
허물이 물바다를 이루고,
큰불로써 맞불을 놓아 작은 불을 끄려 하니
맹염기세(猛焰氣勢)가 천하를 삼키도다.
이는 마치 어리석어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깨 위에 머리를 두고 머리를 찾고,
눈에 안경을 끼고서 안경을 찾는 격이니,
거울이 만형만상(萬形萬相)을 다 비추어도,
스스로를 비추지 못하고,
저울이 만물(萬物)을 다 달아볼 수 있어도,
스스로를 달아보지 못함을 어찌 모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