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1일 토요일

여의도살롱 - 140 종회(終回)


<불의(不義)의 초민이 되었으니 유구무언(有口無言)입니다.>

이 땅의 초민(草民)이 되어 대통령께서 불의의 무리들에 의해, 법을 앞세운 탄핵이라는 이름으로 국권과 그 지위를 찬탈(簒奪) 당하시는 것을 보고도, 어찌하지 못하는 이 허물을 무엇으로도 감당할 길이 없다. 오늘의 이 허물은 금생(今生)은 물론이요, 세세생생(世世生生) 각하께서 가시는 곳마다 모시며, 두고두고 필히 다 씻을 것을 천명(闡明)한다! 그리고 금수(禽獸)의 무리들이 탄핵인용의 사유(事由)를 찾지 못하자, 피의자로서 당연한 법적 권리를 이유로 들어, 대통령으로서 헌법수호(憲法守護)의 의지가 없다는 해괴(駭怪)한 논리로 탄핵인용을 뇌까리던, 이정미 헌법재판관의 그 적의(敵意)에 찬 목소리는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며, 그 무리들은 세세생생 그 몸 나투는 곳을 찾아 신명(身命)을 거둘 것을 또한 천명한다.

저희들의 야욕(野慾)과 목적을 이루고, 저희들의 탐욕을 위해 작당(作黨)하여, 죄를 덮어씌우고, 탄핵을 주도(主導)하고, 촛불난동을 선동(煽動)하고, 호도(糊塗)와 날조(捏造)와 유언비어(流言蜚語)로 국민을 속이려 한 무리들은 그 이름을 낱낱이 새겨, 또한 누겁(累劫)이 다하도록 그 악행(惡行)의 자리를 찾아가며, 신명을 거두고 그 악의 씨를 말릴 것이다. 이 나라에서 대통령만큼 헌법수호의 의지가 있는 자들이 과연 누구인가!? 개가 웃을 일이 아닌가!? 지금까지 140회의 글을 쓰면서, 부디 사람답게 살기를 누누(屢屢)이 간청(懇請)하고 당부(當付)하였으나, 우이독경(牛耳讀經)이요 마이동풍(馬耳東風)이었으니, 사람 탈을 쓴 금수들을 사람이라 여겨, 사람대접을 하며, 알아듣지도 못하는 사람 말을 하였으니 나의 불찰(不察)이 아닌가!?

사람 몸 받아 이 땅에 태어나 불의의 초민이 되었으니, 유구무언(有口無言)이 아닌가!? 이제 금수의 땅이 된 이곳에서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하겠는가!? 걸어온 길이 학문의 길이고, 가야할 길이 학문의 길이지만, 어떠한 학문적 성취(成就)가 있더라도, 금수들을 위해서는 절대 한 글자도 베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부터 이 나라 헌법의 헌법적 지위에 대한 지지도 철회(撤回)하고, 여의도그룹의 입법적 지위에 대한 지지와, 정치적 신의에 대한 지지도 철회하고, 이 나라 검찰과 사법부의 사법적 정의에 대한 지지도 철회하고, 이 나라 언론에 대한 신뢰(信賴)도 철회하고, 대한민국과는 절연(絶緣)하여 스스로 홀로 자주민(自主民)이 되기를 희망한다.

지금까지 운영해 온 여의도살롱의 문을 내리고, 내 고향 낙동정맥(洛東正脈)의 정기(精氣)와 달구벌의 자존심(自尊心)을 홀로 지키며, 자유로운 자주민이 될 것을 희망하니, 그 누구도 나 개인의 자존(自尊)과 자주민의 지위를 훼손(毁損)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나 스스로 이 땅에 태어날 때는, 이 땅을 터전삼아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를 가지고 태어났음을, 만인에게 주지(周知)하는 바이다. 그 누구도 나의 자주권(自主權)과 자존권(自尊權)에 시비하여, 나의 자주적 영역(領域)을 침범(侵犯)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대한민국에 대한 모든 지지를 철회하고, 살롱의 문을 내리는 오늘의 이 뜻을, 언젠가는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다. 그러나 홀로 외롭더라도 어찌 오늘의 국치(國恥)를 잊어버리겠는가!?

도적떼를 보고도 어쩌지 못하고, 악적(惡敵)들의 만행(蠻行)과 난행(亂行)을 보고도 속수무책(束手無策)이니, 이것이 어찌 장부(丈夫)의 치욕이 아니겠는가!? 정의로운 대통령이 국민을 믿었기에 힘을 기르지 않아, 악적의 무리들에게 역사에도 드문 치욕을 당하였고, 그 치욕의 현장을 두 눈 뜨고 바라보아야만 하는, 초민들의 약하고 어리석음이 있었으니, 어찌 힘을 기르지 않고 자존(自存)의 능력(能力)을 기르지 않겠는가!? 참사람을 구하기가 힘든 세상이라, 나 스스로도 뜻을 같이할 벗을 두지 못했고, 학문을 같이 나눌 학우(學友)를 만들지 못하였으니, 대통령께서도 뜻을 알아주고 같이 할 사람 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가 아니었겠는가? 비록 만시지탄(晩時之歎)이나, 세월이 고래(古來)가 있으니 그것만 해도 다행이 아닌가!?

가슴의 분노를 누를 길이 없어 마을 앞 신천변(新川邊)에 잠시 나갔더니, 백발(白髮)의 노인이 강변 의자에 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계신 것을 보고 연유(緣由)를 물었더니, 시절(時節)이 하도 수상(殊常)하여 서글프고, 분하고 참담(慘憺)해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아, 가만히 있어도 절로 눈물이 난다면서, 헤어질 때까지도 그러고 계셨다. 그 눈물의 의미를 지금의 세상이 몇몇이나 알겠는가!? 어찌 정의를 외면하는 젊음들이 부끄럽지 않은가!? 우러러 보아도 굽어보아도 부끄러움뿐이니, 어디에 몸을 두겠는가!? 지금까지 불민(不敏)한 사람의 어지러운 난필(亂筆)을 보아주시고, 살롱을 애용해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이제 살롱의 문을 내리고, 내 고향 강변에서 낙수풍운(洛水風雲)을 벗삼으며, 모난 시절을 다듬을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丁酉年 3月 10日 國恥日을 되새기며, 여의도살롱 운영자
永川後生 李燉和 拜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