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6일 월요일

아리수풍월(阿利水風月) - 23


23. 허공운화(虛空雲花)

“거울 속에 형상 보듯이 보기는 어렵지 않으나,
물속의 달을 붙들려 하나 어찌 잡을 수 있으랴!
(鏡裏看形見不難경리간형견불난
水中捉月爭拈得수중착월쟁염득)”
일체를 비춤이 그윽하고 그윽하나,
비추는 그 한 물건 얻기는 어려우니,
팔만사천 장엄보배도 양상(梁上)의 장물(贓物)이요,
구진성불(求眞成佛) 장엄사(莊嚴事)도 몽중불사(夢中佛事)로다.
소요청산(逍遙靑山)에 일 없으니 공산명월(空山明月)인데,
어찌하여 부질없이
유념지(留念地)의 대대변견(對對邊見) 몽환공화(夢幻空華)를
잡으려 애쓰는가?
분별취사 시시비비 일체양단(一切兩端)이
한갓 습정망견(習情妄見) 전도몽상이니,
오랜 세월 지고 온 아상망정(我相妄情) 무거운 짐을
일시에 내려놓을지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