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나라 이야기>
극동의 어느 나라에서 만여 톤이나 되는 큰 배에 아이들을 태우고 수학여행을 가다가, 배를 몰던 자가 갑자기 배를 급선회(急旋回)시켜, 배가 뒤집어져 수백 명의 아이들이 목숨을 잃은 참사(慘事)가 일어났더랍니다. 그런데 참으로 요상한 것은, 빠르게 가는 큰 배를 급선회시키면 배가 뒤집어진다는 것이야, 배를 모는 사람이면 누구나가 다 아는 일인데, 지금까지도 배를 몰던 자가 무슨 이유로, 배를 급선회시켜서 배가 뒤집어지도록 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고, 또한 기울여져 가는 배가 곧 전복(顚覆)되고 침몰(沈沒)되는 것은 선장이라면 당연히 아는 일이고, 침몰이 예상되는 배에서는 모든 승객들을 탈출이 용이한 갑판(甲板)으로 대피시키는 것이 당연지사(當然之事)인데, 선장은 선실에 있으면 수장(水葬)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모든 승객들을 선실(船室)에 들어가 꼼짝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지시했다 하였는데도, 왜 그렇게 하였는지에 관해서도 지금까지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없답니다.
그런데 더욱더 이상한 것은, 수학여행 가던 배가 사고가 나면, 관할 도교육감이 지도감독에 관한 책임이 있고, 그 나라 교통을 관할하는 수장(首長)에게 책임을 묻는데, 그 나라는 어찌된 일인지, 관할교육감이라는 놈은 사고가 날 즈음에, 선거판에 뛰어든다고 슬며시 뒤로 빠지더니, 지금까지 어디에 숨었는지 일체 거론이 없고, 가만히 있던 애꿎은 대통령만 무얼 했느냐며, 정치권과 언론이 작당(作黨)을 해서 난리를 치더랍니다. 그래서 그 나라에서는 어느 놈들이 계획적으로 아이들을 수장시켜, 무엇을 뒤엎어서 무슨 일을 도모(圖謀)하려 했고, 지금은 그 계획이 성사단계에 들었다 하며 소문이 도니, 그 나라 국민들의 민심이 흉흉(洶洶)하게 돌아가고 있답니다. 도대체 무슨 큰일을 도모하였기에, 수백 명 어린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가면서까지 해야 했는지, 그리고 그런 일을 도모한 놈들은 어떤 쳐죽일 놈들인지, 비록 먼 나라의 이야기이지만,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요, 더러운 세상이 아닙니까?
<작성 - 2017년 3월 27일(음력 2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