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춘색(薰風春色) 방춘가절(芳春佳節)
고목생화(枯木生花) 고목발영(枯木發榮)
묵묵금월(黙黙噙月) 천하태평(天下泰平)>
곱게 단장(丹粧)을 한 만득보주(晩得寶珠) 낭랑소저(朗朗小姐)가 늙은 어미의 부탁을 받고, 공양상(供養床)을 들고 들어가, 십년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끼마다 공양상(供養床)을 갖다 바치던, 수행자의 무릎 위에 냉큼 올라앉아 목을 껴안고, “이러할 때는 어떻습니까?” 하고 물으니, 수행자가 대답하기를 “이끼 낀 오래된 나무등걸에 찬 서리가 내리는구나.” 하니, 오래도록 수행자를 자기집 후원(後園)에 모셔두고 시봉(侍奉)하던 노파(老婆)가 이 말을 전해 듣고, “내가 오랜 세월동안 이런 속인(俗人)을 시봉하였구나.” 하면서 후원을 불지르고, 수행자를 내쫓는다. 자! 노파의 뜻이 어디 있고, 행자(行者)를 위한 지극함이 무엇인가!? 무릇 진속(眞俗)에도 합당(合當)한 정리(情理)가 있어야 하는 법! 그 누가 이 모질고 아름다운 정리에 화답(和答)하여 사은곡(謝恩曲) 한 곡조(曲調)를 노래하겠는가!?
“봄바람이 담장을 넘으니, 오래도록 죽은 듯이 꽃도 피지 않고, 잎도 나지 않던 고목(枯木)에, 홀연(忽然)히 꽃피는 소식(消息)이로다!”
진속의 정리도 이러하거늘, 격외(格外)의 정리야 어찌 언설(言說)이 감당(堪當)하겠는가!?
“훈풍(薰風)이 남쪽에서 부니 방춘가절(芳春佳節)이라, 낙수(洛水)의 춘색(春色)은 옛 빛이요, 공산(空山)의 솔바람이 고금(古今)에 다르지 않도다. 유구(悠久)한 아리수(阿利水) 만고풍상(萬古風霜)을 싣고 가니, 북악인왕(北岳仁王)은 의연(毅然)하여, 흉풍악세(凶風惡歲)도 빈 골짜기에 바람 스치듯 걸림이 없음이요, 추상(秋霜)같은 장부(丈夫)의 대의(大義) 천추(千秋)에 빛나니, 만사(萬事)는 응연(應然)히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 돌아가고, 관풍혜시(觀風惠施) 묵묵금월(黙黙噙月)에, 천하태평(天下泰平) 법륜전(法輪轉)이로다!”
<낙수풍운 객원 칼럼니스트 - 1, 작성 - 2017년 4월 10일(음력 3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