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판>
엄연(奄然)히 법도 있고, 규칙(規則)도 있건만, 반칙(反則)도 타짜가 부리면 기술이고, 개망나니들이 부리면 정치력(政治力)이라는 세상이니, 반칙도 실력(實力)이라는 개소리가 어느 정도 수긍(首肯)이 가는 일이다. 죽 쒀서 개주는 한이 있더라도 우선 살고 보자고, 달포 사이에 낙점(落點) 받은 놈이 이놈에서 저놈으로 오고 가니, 죽 쑨 어느 놈들은 손가락만 빨고, 죽 그릇 들고 개에게 갖다 바친 어느 놈들은 숟가락만 빠는데, 어부지리(漁父之利)로 죽 그릇을 차지한 놈은 희희낙락(喜喜樂樂) 기고만장(氣高萬丈)이다. 아무리 짜고 치는 고스톱이요, 알고 당하는 기술이라 해도, 그 가운데도 타짜가 있으니, 세상 일이 참으로 변화무쌍(變化無雙)이다.
풍운(風雲)은 소용돌이치고, 명운(命運)은 경각(頃刻)인데도, 여우와 원숭이들이 양춘가절(陽春佳節)에 화유태평(花遊泰平)인 것도 뜻이 있어 그런 것이고, 회장(會長)은 자리 보존하고 누운 지가 수년이고, 다음 회장은 영어(囹圄)의 몸이 된지가 오래인데도, 주력기업(主力企業)의 주가(株價)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것도 다 뜻이 있어 그런 것이건만, 가락을 몰라 장단조차 짚을 줄 모르는 어리석은 백성들만, 공연(空然)히 허공(虛空)을 쳐다보고 대의정도(大義正道)의 기치(旗幟)를 가늠하며, 부질없이 앙앙불락(怏怏不樂) 동동걸음이로다.
그러나 이놈들아! 나라야 개판이 되든지 말든지 상관없이, 어느 놈이 해먹든 인과응보(因果應報)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니, 대가리가 깨어지고 삭신이 오그라드는 것은 너희들의 몫이라 문제될 것은 없다 만은, 5천만 남짓한 인구에 유권자(有權者)가 4천 2백만이 넘으면, 만 18세 미만의 인구는 1천만도 안 된다는 것인데, 20년 후에는 나라꼬라지가 어찌 되고, 또 그 다음 20년 후에는 나라가 어디에 있겠느냐!?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옛말도 있다마는, 추수(秋收)가 끝난 허허벌판에 허수아비가 웬 소용(所用)이던가!
생주이멸(生住異滅) 성주괴공(成住壞空)도 한갓 풀잎 끝의 일이요, 흥망성쇠(興亡盛衰)도 또한 그러함이라, 풍운(風雲) 조화(造化)도 섭리(攝理) 가운데 일이니, 뜻을 접어 깃발을 불태우지 않고, 누대(樓臺)에 묵묵(黙黙)히 앉았으면, 어느 때에 가만히 전해오는 한 가닥 소식기별(消息寄別)이야 있지 않겠는가마는, 이미 기울어진 강토(疆土)에 강산(江山)은 비루(鄙陋)하고, 기다리는 세월조차 아득(阿得)하여 기약(期約)할 바가 없으니, 거두어 상관치 않음이 무심유장(無心悠長) 낙수지심(洛水之心)이 아니던가!
<작성 - 2017년 5월 15일(음력 4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