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5일 월요일

낙수풍운(洛水風雲) - 25


<치세법도(治世法道)>

방거사(龐居士)가 마조도일선사(馬祖道一禪師)를 찾아가 삼배를 하고 간곡히 청하여 묻기를, “만법(萬法)을 짝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하니, 마조선사가 이르되 “네가 저 서강(西江: 마조대사가 주석駐錫하던 절의 서쪽을 흐르던 강) 물을 한입에 다 마시면 그때 가서 말해주겠노라!” 하자, 방거사가 삼년을 애쓴 끝에 마침내, 서강 물을 한입에 다 마시고서 은혜를 갚았다. 인색(吝嗇)한 마조선사가 어찌 정다이 은혜를 베풀었겠는가마는, 너그러운 방거사가 오히려 두루 살펴 은혜를 갚았으니, 이것은 방거사가 위아래를 구분치 않고, 치세법도를 온전히 베풀고자 함이다.

진속(眞俗)이 다르지 않으니 불법도(佛法道)와 치세도(治世道)인들 어찌 다르겠는가!? 다만 격(格)을 밝히는 여우가 의심하고, 격을 모르는 원숭이가 서로 다툴 뿐이다.

누가 격외치도(格外治道)에 뜻이 있어 “일제(一帝)가 칠왕(七王)을 부리며 천하를 다스린다는데, 그러면 일제칠왕을 낳은 그 부모는 누구입니까!?” 하고 묻는다면, 무엇이라 답하여 훗날 인색함을 면하고, 관후(寬厚)하다는 소리를 듣겠는가?!

그러나 추상(秋霜)같은 법 앞에서는 인색하고 모질어야 후한 사람을 길러내니 어찌 하겠는가!?

“그 부모를 차마 이 자리에서 말하기가 민망(憫惘)하니, 그대들이 칠지도(七支刀, 七枝刀)를 만든 장인(匠人)을 데려오면, 그때 가서 말해주겠노라!” 하지 말고, 그 누가 후세(後世)를 위하여 분골쇄신(粉骨碎身)하고, 달리 모진 수단을 한번 내어 보이겠는가!!

삼독(三毒)을 돌리어 삼학(三學)으로 삼는다 하니, 칠정(七情)을 돌리어 칠정(七淨)으로 삼고, 칠정(七淨)을 무차본성(無差本性)에 계합(契合)하니, 차별 없는 칠진여(七眞如)로다!! 닭이 알을 낳고, 알에서 닭이 깨어난다. 일체과보(一切果報)는 지은 바 인연시절(因緣時節)을 따르나, 조상(祖上)을 속인 과보만큼은 선 자리에서 받는다. 어찌해서 그러한가!??

<낙수풍운 객원 칼럼니스트 - 7, 작성 - 2017년 6월 5일(음력 5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