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3일 월요일

낙수풍운(洛水風雲) - 38


<검신명문(劍身銘文)>

중국 남송(南宋)의 대장군(大將軍)인 충무공(忠武公) 악비(岳飛)의 검신명문은 진충보국(眞忠報國)이며, 그의 몸에는 고향을 떠날 때 그의 어머니가 새겨주었다는 정충보국(精忠報國)이라는 글자가 있었다 한다. 그리고 같은 시호(諡號)를 받은 조선(朝鮮)의 충무공(忠武公) 이순신(李舜臣)의 검신명문은 삼척서천 산하동색 일휘소탕 혈염산하(三尺誓天 山河動色 一揮掃蕩 血染山河)이며, 무장(武將)들의 검에는 모두가 명문이 있다. 그리고 비록 검명(劍銘)은 아니더라도, 안중근의사(安重根義士)께서도 평소에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이라는 휘호(揮毫)를 즐겨 쓰셨다 한다.

검신명문은 국가와 백성들을 비롯하여 세상에 대한 그 사람의 마음가짐과 기상(氣像)을 나타낸다. 검신명문은 스스로 짓거나, 검을 하사(下賜)하는 주군(主君)이나 왕이 지어내리기도 하고, 선배와 동료와 후배가 지어 선사(膳賜)하여, 일평생 검을 잡고 살아가는 무인(武人)들이 무사도반(武士道伴)으로서의 정표(情表)로 삼기도 한다. 전해오는 수많은 검신명문의 글들은 하나같이, 위국충절(爲國忠節)과 호국충의(護國忠義)의 뜻이 넘치는 글들이다. 지금같이 치도(治道)가 무너지고 절의(節義)가 메마른 이 난세(亂世)에, 대한민국군의 장군들의 지휘도(指揮刀)에 새겨진 검신명문과, 가슴에 새긴 명문(銘文)은 무엇인지가 궁금하다.

과거 대한민국 어느 장군의 지휘도 검신(劍身)에 위국헌신 정충보국(爲國獻身 精忠報國)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었다는 것을 아는가!? 그분들의 위국헌신 정충보국이 있었기에 오늘의 이 나라가 있고, 그들의 호국지심 충용대의(護國之心 忠勇大義)가 있었기에, 지금도 이 강토(疆土) 이 산하(山河)가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시절(時節)이 비루(鄙陋)하고, 인심(人心)이 참학(慘虐)하여 모두가 귀먹고 눈멀었으니, 천지를 진동(震動)하고 산하대지(山河大地)를 울리는 검명(劍鳴)인들 어찌 알겠는가!? 모두가 듣는가? 이 소리를. 어디에서 울리는 누구의 검명성(劍鳴聲)인데, 이리도 통절(痛切)하고 분기(憤氣)가 넘치는가!?

<작성 - 2017년 7월 3일(음력 윤5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