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一微塵中含十方 일미진중함시방>
한 마음 티끌생각에 시방대천(十方大天)을 머금었고, “만리무운 만리천(萬里無雲 萬里天)이니, 공화(空華)는 천변만조(千變萬造)하여도 천자만홍(千紫萬紅)이 일춘색(一春色)이듯, 다만 만리천의 한 일(一事)이로다.” 마땅히 그 한 마음이 난 바 없이 나고(應無所住 而生其心), 마땅히 그 어디에도 난 바 없고(無生心), 머물음 없고(無住心), 모양 없이(無相心), 필경공중(畢竟空中)에 불꽃 일어나듯 그 마음을 일으켜 내며(熾然建立), 한 마음 생각이 일어남에, 마땅히 거기에 머물러 집착하지 않아 진진찰찰(塵塵刹刹)에 거침이 없고, 두두물물(頭頭物物) 사사물물(事事物物)에 수연행(隨緣行)이라 한가하고 한가하니, 진실한 성품은 지극히 미묘하고 그윽하여(眞性甚深 極微妙), 공공자성(空空自性)에 연연하지 않아, 인연 따라 지은 바 없이 짓고, 인연 따라 이룬 바 없이 이루도다.(不守自性 隨緣成)
한 마음이 삼신(三身)을 내고, 그 한 몸 의지하여 한 마음을 드러내며, 만유(萬有)가 마음문으로 드나드니, 한 마음 티끌생각에 삼천대천시방세계(三千大天十方世界)와 십세(十世) 삼계(三界)를 머금었도다.
[*수연행(隨緣行) - 일체제행(一切諸行)에 함이 없고 지은 바 없이(無爲無作), 인연 따라 물 흐르듯이 집착하지 않고, 지난 바 인(因)에 순응하고, 다가오는 바 연(緣)에 무심하여 무심수인연(無心隨因緣)하는 행을 말하며, 일체의 인연법상(因緣法相)은 인과(因果)를 동반하므로, 눈앞에 다가오는 인연경계의 근원을 알고, 다가온 인연마다 연을 지어가는 모습을 보면, 눈앞의 연이 품고 있는 내세(來世)의 인과상(因果相)이 절로 드러나 보이는 것이다.(Practice in accordance with condition)
*십세(十世) -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三世)에 각각 삼세를 세우고, 삼세에 삼세를 세운 그 구세(九世)를 포섭하여 다시 일세(一世)를 건립하는 것.(Ten periods of 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