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4일 월요일

아리수풍월(阿利水風月) - 46


10. <一切塵中亦如是 일체진중역여시>

찰찰염념(刹刹念念) 티끌 마다 삼계 대천을 건립하니, 이와 다르지 않도다. 어렵고도 어려우니 “석 섬의 유마(油溤)를 나무 위에 붓기가 어렵고도 어렵다.” 하고, 쉽고도 쉬우니 “풀끝마다 조사(祖師)의 뜻이 있어 쉽고도 쉽다.” 하고, 어렵지도 않고 쉽지도 않으니 “목마르면 물 마시고 피곤하면 잠자니, 어렵지도 않고 쉽지도 않다.” 하니, 본래 차별 없는 한 기틀 우열을 논하지 못함이로다. 놓아버리고 쉬어가 막힘이 없고 걸림이 없더라도, 잠깐 어긋나면 변한 줄 모르고 변화하니, “숲은 불태우더라도 나무는 베지 말라.” 하네. 즉심시불(卽心是佛)이요 즉심즉불(卽心卽佛)이니 비심비불(非心非佛)이로다.
삼세(三世)를 더듬고 대천(大天)을 다 뒤져도 자취 없는 그 한 마음이 난 바 없이 나고(應無所住 而生其心), 난 바 없는 그 마음바탕에 불꽃 일어나듯이 건립하며(畢竟空中 熾然建立), 티끌마다 법을 내고 법마다 조사의(祖師意)가 담겼으니, 한 기틀 한 작용이기는 매한가지라(亦如是), 흰 구름 자재하고 곳곳에 바람이니, 한 항아리 꽃으로 온 나라에 봄이 온 줄 알고(甁花知春), 만적공산(滿寂空山)에 일락홍엽(一樂紅葉)하니 온 국토가 가을인 줄 알며(一葉知秋), 바람이 일기 전에 기미를 먼저 알아차리니, 일없어 안일하고 하릴없어 한가하여(無事安逸 無爲閑暇), 부채 접어 갈무리하고 공산(空山)을 소요(逍遙)하니, 진진찰찰 두두물물이 진진삼매(塵塵三昧) 찰찰삼매(刹刹三昧)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