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21일 월요일

아리수풍월(阿利水風月) - 47


11. <無量遠劫卽一念 무량원겁즉일념>

한량없는 긴 세월이 곧 한 생각 진여의 일정념(一正念)이요, 찰나(刹那)를 이어가니 만년은 길고 길며, 한 점을 펼쳐 내달으니 우주는 넓고 넓으니, 공연히 일착점(一着點)하여 지은 허물일 뿐, 만년도 눈꺼풀 한번 움직이는데 있고, 삼천대천도 한 손아귀의 일이로다.
한 티끌이 삼천대천 시방세계 십세(十世) 삼계(三界)를 내고, 일진법계(一塵法界) 일체만법(一切萬法)이 한 티끌로 돌아가니, 일념삼천(一念三千) 진진만법(塵塵萬法)이 일심법계(一心法界)요, 찰찰현현(刹刹顯顯) 진진법계(塵塵法界)가 유심법계(唯心法界) 유식법상(唯識法相)이라, 일진법계(一塵法界) 그대로가 일망무제(一望無際) 일진법계(一眞法界) 무장무애법계(無障無碍法界)로다.
일념삼천이 일심법계요, 진진법계가 유심법계이고, 염념찰찰(念念刹刹) 진진세세(塵塵世世) 일진법계(一塵法界) 그대로가 일진법계(一眞法界)이니, 생사(生死)가 일여(一如)하고, 생사열반이 상공화라(生死涅槃常共和), 한량없는 긴 세월이 다만, 눈앞의 한 생각 진여정념(眞如正念) 즉초원념(卽初元念) 일정념(一定念)일 뿐이로다.

“꽃잎은 뜻이 있어 물위에 떨어지는데,
유수(流水)는 무심(無心)하여 꽃잎을 싣고 흐르네.”

“흐르는 물 위에 꽃이 떨어지니, 꽃은 어느 곳으로 가는가?(水流落花 去何處)”

광음(光陰)은 성상(星霜)을 이고 세월(歲月)을 지어가고
옛사람은 옛시절과 더불어 옛길을 밟아가니
용문정(龍門亭) 지붕 위에는 기와솔(瓦松)이 무성한데
흰머리 정자살이 옛 젊은이 홀로 난간에 기대어 졸고 있네.

몽동바리 벙어리가 귀머거리 맹인에게 가만히 봄소식을 전하니,
초부(樵夫)는 석상(石床)에 누워 청산가(靑山歌)를 부르고,
어부(漁夫)는 강상(江上)에 배 띄우고 시절가(時節歌)를 부르는데,
일편부운(一片浮雲)이 무심히 공산(空山) 위를 지나니
벽오동(碧梧桐) 나무 아래 코고는 늙은이 가만히 몸을 뒤척인다.

[*일진법계(一塵法界) - 일중일체 다중일(一中一切 多中一) 일즉일체 다즉일(一卽一切 多卽一) 일미진중 함시방(一微塵中 含十方)인 한 마음 티끌우주.(The entire universe in a tiny particle.)
*일진법계(一眞法界) - 주객능소(主客陵所)마저 여의어 원융회통하고 공공적적(空空寂寂)한, 본래의 참다운 법계인 우주진여의 실상.(A single true Dharma-realm Which the realm of emptiness without empt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