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初發心時便正覺 초발심시변정각>
처음 발심한 그 마음이 정등각(正等覺)의 본마음이니, 망망(妄妄)한 업식중생(業識衆生)이 부처의 어머니요, 무명번뇌(無明煩惱) 혹업망식(惑業妄識)이 광명변조(光明遍照) 보리반야(菩提般若)의 바탕이니, 즉색명심(卽色明心)이요 즉신성불(卽身成佛)이라, 망정(妄情)을 떠나 깨달음이 없고, 세간(世間)을 떠나 출세간(出世間)이 없으니, 어찌 중생불(衆生佛)을 떠나 참 부처(眞佛)를 보리요.
구래부동(舊來不動) 무심지(無心地)에 즉초일념(卽初一念) 청정정념(淸淨靜念)이 공연히 동상(動相)없이 미동(浘動)하여, 찰찰염념(刹刹念念) 장강(長江)물이 쉼 없이 흐르니, 앞생각이 미혹하면 중생이요, 뒷생각이 깨치면 부처이라, 정각불심(正覺佛心) 그 마음이 곧, 중생망심(衆生妄心) 그 마음의 본래심(本來心)이로다.
중생망심이 정각불심이요, 정각불심이 중생망심이라, 발보리심(發菩提心) 그대로가 중도정각(中道正覺)이요, 중도정각 그대로가 발보리심이니, 초발심시 변정각(初發心時 便正覺)이요, 초발심시 구경각(初發心是 究竟覺)이라, 사사물물(事事物物)에 즉사이진(卽事而眞) 즉색명심(卽色明心)이니,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 즉신성불(卽身成佛)이로다.
[*즉신성불(卽身成佛) - 현신성불(現身成佛), 당체성불(當體成佛)이라고도 하며, 땅으로 인하여 넘어진 자(者) 땅을 짚고 일어나듯이, 무명업식(無明業識) 인연 따라 이 한 몸 받아 금생(今生)을 나투었으니, 현신당체(現身當體)를 의지하여 자성의 삼신불(三身佛)을 즉신각성(卽身覺性)하지 않고, 달리 무엇으로 성불한다 하겠는가? 당체를 의지하여 법신, 보신, 화신의 자성삼신(自性三神)에 즉하여 성불하니 현생성불(現生成佛)이요, 즉신보리(卽身菩提)이다. 중생의 그 마음과 부처의 그 마음이 본래 다르지 않으나, 중생의 그 마음은 번뇌를 일으키지만, 부처의 그 마음은 번뇌를 일으키지 않을 뿐이다. 마음 마음을 다만 마음 그대로 쓰고, 마음 마음이 공성중도(空性中道)를 여의지 않으니, 육조단경(六祖壇經)에서는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것을 일러 지혜라 하고, 부처에서 떠나지 않는 것을 선정이라 한다.(卽心名慧 卽佛乃定 즉심명혜 즉불내정)” 하였다. 그러므로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에 마음 마음이 조작이 없어 즉심각혜(卽心覺慧)하는 것이 묘혜(妙慧)요, 승혜(勝慧)요, 무상혜(無相慧)인 반야(般若)이고, 즉불상조(卽佛常照)하는 것이 나가대정(那伽大定: 龍象定) 가운데의 자비광명(慈悲光明)인 불성광명(佛性光明)이며, 이것이 곧 공적묘정(空寂妙淨) 각혜상조(覺慧常照)인 것이다.(Attaining enlightenment and Buddhahood by the mindfulness of body.)
*즉색명심(卽色明心) - 즉신성불 하듯이 일체색법(一切色法)이 진여(眞如)의 실성(實性)임을 알아, 현전색법(現前色法) 현상사물(現象事物)에 바로 즉하여 본래 심성(心性)을 밝히어 드러내는 것이다.(Clarifying the ultimate nature of mind on the basis of the myriad of phenomena and things, right before one’s e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