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18일 월요일

낙수풍운(洛水風雲) - 75


<흉곡(胸曲)에 병이 드니>

초량(初凉)에 밤이 깊어 강상(江上)에 배 띄우니
월로(月露)는 무정(無情)하게 물결을 적시는데
회억(回憶)도 수심(愁心)에 젖어 이슬 되어 내리네.

월파(月波)에 흘러온 길 황허(荒墟)를 돌아드니
소슬(蕭瑟)한 옛터에는 노초(蘆草)만 무성(茂盛)하고
풍상(風霜)에 애달픈 심곡(心曲) 서리서리 맺혔네.

사직(社稷)은 무너지고 고조(古調)는 아득(阿得)하여
충절(忠節)은 자취 없고 절의(節義)는 묘연(杳然)하니
장대(將臺)의 독전고(督戰鼓)소리 꿈이런가 하노라.

안산(案山)이 흉험(凶險)하니 주산(主山)은 빛을 잃고
시절(時節)은 수수(愁愁)하고 대지(大地)는 탄식(歎息)하니
좌우협(左右挾) 금강운검(金剛雲劒)도 시름겨워 우누나.

낙수(洛水)는 유구(悠久)한데 부운(浮雲)은 덧없으니
청고(淸高)한 옛 기품(氣品)이 그립고 그리워서
다정사(多情思) 서러운 회포(懷抱) 은류(隱流) 속에 묻노라!

강산(江山)은 비루(鄙陋)하고 인심은 야속(野俗)하여
부촉사(咐囑詞) 품었으나 전할 길 막막(漠漠)하니
장한가(長恨歌) 구슬픈 소리 장천(長天)으로 날리네.

<작성 - 2017년 9월 18일(음력 7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