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17일 일요일

낙수풍운(洛水風雲) - 74


<KBS와 MBC의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

방송을 거의 보지 않다가 KBS와 MBC의 언론노조가 파업(罷業)을 한다기에, 방송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싶어 오랜만에 방송을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파업을 하면 방송진행에도 엄청난 차질(蹉跌)이 빚어지고, 방송프로그램 편성(編成)에도 애로사항(隘路事項)이 많아 방송에 막대한 지장(支障)을 줄 것으로 은근히 걱정을 하였는데, 오히려 그동안 화면에서 볼 수가 없어 근황(近況)이 궁금하여, 오랫동안 보고 싶던 옛 얼굴들이 다시 등장하고, 더구나 이미 정해진 논조(論調)에, 쓸데없이 시청자들이 원하지도 않은 군더더기를 덕지덕지 붙이고, 각색(脚色)을 하여 보도하던 뉴스도, 그저 있는 사실 그대로만 보도하고, 프로그램편성도 하루 종일 모여앉아서 시시덕거리고, 씹어대고, 물고 뜯던 저질프로에서, 참으로 감동적인 다큐멘터리나, 교양프로그램으로 바뀌어, 방송의 질이 파업 이전 수준보다 월등(越等)히 높아진 것을 확연(確然)히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힘들여 촬영(撮影)하고 준비해 두었으나, 노조의 기득권(旣得權) 때문에 방송순서가 뒤로 밀리고, 더러는 아예 방송도 못해보고 묻힐 뻔 하였던 참신(斬新)한 다큐멘터리들이 빛을 보고, 그 작가와 PD들이 함께 빛을 보는 계기(契機)가 되었으니, 이것이 파업의 혜택(惠澤)이 아니고 무엇인가!? 기득권들이 말하던 땜빵용 프로들이,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이렇게 신선(新鮮)한 자극(刺戟)과 감동을 주는 것은 어찌된 일인가!? 언론노조의 파업이 이렇게 방송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寄與)한다면, 나는 무조건 파업을 적극 지지(支持)하며, 그 파업을 영원히 끝내지 않기를 바란다. 파업하는 언론노조에 열렬(熱烈)한 박수(拍手)를 보내며, 부디 파업하다가 다시 방송국으로 돌아오지 말고, 조용히 집으로 돌아가, 지금과 같이 수준 높고, 질 높은 방송이 계속 이어지는데 일조(一助)를 해주시기를 간곡(懇曲)히 부탁드리며, 아울러 타방송사의 적극적인 동참(同參)을 부탁드린다.

<작성 - 2017년 9월 17일(음력 7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