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hing>
passing을 당하고도 늘 긴밀(緊密)한 대화를 한다니, 세상이 모두 웃는다. passing을 하는 것은 nothing이기 때문이다. 상대하지 않고 통과한다는 것은 상대할 아무것도 아니라는 뜻이다. 즉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스스로 생각해 보면 알 것이 아닌가! 친구라고 찾아왔는데 친구는 다른 친구와 놀면서, 친구는 고사하고 청지기도 집사도 아닌, 하녀 하나가 달랑 혼자서 마중 나오고, 희한(稀罕)한 비빔밥만찬에 싸구려와인을 기억하는가! 엄청난 승리였다며 비아냥거리던 것을 기억하는가!? 그러니 이제는 같잖은 정은이 조차도 nothing으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서도 토크쇼니 뭐니 하면서 말 그대로 쇼를 하고, 판마다 나팔수를 동원하여 부족한 것을 가리고, 나라야 망하든 말든, 마치 제 것인 양, 남이 힘들여 채워놓은 곳간을 열어 인기몰이나 하며, 일마다 건국(建國) 이래 처음이라면서 별별(別別) 짓을 다하니, 이것이 바로 빈 깡통들이 내는 요란(擾亂)한 소리들이다. 부족한 것을 가리려니 나팔수가 필요하고, 관심을 돌리려니 별별 행사가 필요하고, 퍼주기가 필요한 것이, 인정받지 못하고 능력 없는 자들의 전매특허(專賣特許)가 아닌가!? 정당하지 못한 물주는 바지가 필요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바지는 나팔수가 필요한가!?
하는 일마다 격(格) 밖의 일이요, 듣도 보도 못한 처음일이니, 모든 것이 건국 이래 처음이라는 말이 맞는 말이다. 바지면 바지답게 내려오는 오더나 제대로 받으면 될 일이지, 짜여진 각본(脚本)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바지가 무슨 놈의 창작극(創作劇)을 연출(演出)하려는가!? 본래부터 창작은 바지의 권한도 영역도 아니지 않은가!? 원숭이 공연에도 박수가 쏟아지고, 오페라공연에도 박수가 쏟아진다. 그러나 그 박수의 의미와 격이 다른 줄을 모르니, 참으로 빈 깡통이요, 핫바지임에 틀림이 없다. 물주(物主)가 바지를 내세울 때는 사업이 불법이고, 위험하기 때문이 아닌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요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 세상에는 영원한 것은 없으니, 물주라고 언제까지 물주이겠는가!? 한낱 졸부(猝富)도 물주행세를 하는 세상이 아닌가? 영고성쇠(榮枯盛衰)도 이치(理致)일진대, 망하지 않는 영원한 물주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 하니, 한번 물주도 영원한 물주인 줄 아는가? 아리수(阿利水)가 억만년 세상을 이익 되게 함은, 만사(萬事)가 귀본(歸本)이기 때문이다. 서리지탄(黍離之嘆)이라는 말이 세상에 왜 나왔던가!? 문을 닫고 혼자 숨어 있어도 얼굴이 화끈거릴 때가 오면, 그때는 어찌하려는가! 또다시 부엉이 바위에 오르려는가!!?
<작성 - 2017년 9월 4일(음력 7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