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亂世)>
시절이 순탄(順坦)치 못하여, 장강의 물결이 물목을 만나 잠시 소용돌이치니, 별별 참역(僭逆)의 무리들이 제 세상인 줄 착각(錯覺)하고, 대가리를 쳐들고 혓바닥을 날름거린다. 본래 근본이 막돼먹은 역륜(逆倫)의 무리들이니, 노는 본새가 가히 개차반이요, 돌아가는 판세가 능히 망국계세(亡國季世)의 극난역악(極亂逆惡)을 능가(凌駕)한다. 본분을 잊고 분수를 모른 채, 제각각 욕심을 채우려는 무리들이 때를 만난 듯이 활개를 치고, 때를 노리던 천도(賤徒)들이 본색(本色)을 드러내니, 쳐드는 대가리마다 사악(邪惡)함이요, 여는 입마다 무뢰(無賴)하고 천박(淺薄)함이 넘쳐난다. 참으로 난국(亂國)이요, 목불인견(目不忍見)의 난세(亂世)이다. 난세는 끝을 바라는 것이 난세이고, 난세는 결코 조짐(兆朕)으로만 끝나지 않는 것이다.
자고(自古)로 난세가 몰고 온 참상(慘狀)은 어떠했는가? 어리석은 탐욕(貪慾)이 일으키는 분노(忿怒)의 광풍노도(狂風怒濤)가 천지를 뒤덮고, 산천은 시산혈해(屍山血海)를 이루었으니, 그 끝이 차지한 것이 무엇이던가!? 피폐(疲弊)한 산하에 곡성(哭聲)은 천지를 진동(震動)하고, 우수(迂叟)는 망연자실(茫然自失)하여 넋을 놓고 앉았고, 살아남은 젊은 혈기(血氣)들은 무리를 지어, 못다 한 분노의 패악(悖惡)질을 해대고, 부모 잃은 어린 것들은 혈혈천애(孑孑天涯)가 되어 떠돌던 것이, 누대(累代)의 역사가 증명하지 않았던가!? 간악(奸惡)한 계교(計巧)로 난세를 다스릴 줄 알았는가!? 간계는 난세를 부추길 수는 있어도, 결코 난세를 다스릴 수는 없는 것이다. 자업자득(自業自得) 자승자박(自繩自縛)은 정리(定理)이니 기다려보라!
<작성 - 2017년 9월 28일(음력 8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