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31일 화요일

낙수풍운(洛水風雲) - 102


<좌불안석>

옛말에 “도둑이 스스로 제 발 저린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짓고 저지른 놈은 언제나 불안하고 초조(焦燥)하여, 처처(處處)에 좌불안석(坐不安席)이요, 걸음걸음에 풍성학려(風聲鶴唳)이다. 그러다가 결국은 스스로가 참지 못하고,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 듯, 알아서 하나둘 드러내어 제 무덤들을 파니, 가르치지 않아도 모두가 사필귀정(事必歸正)이 어째서 진리인 줄을 알고, 만사(萬事)가 귀본(歸本)인 줄 알지 않는가!?

흉한간도(兇漢奸盜)들이 지은 바가 두렵고 저지른 바가 온당(穩當)치 못하니, 그것을 덮으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눈감고 아옹’하는 짓을 일삼는 것을 보면, 옛말이 하나도 그른 것이 없다. 지은 바가 온당하고 걸어온 바가 정당(正當)하다면, 무엇을 덮고 무엇을 감추며, 무엇을 왜곡(歪曲)하려 애쓰겠는가!? 숨기고 덮고 감춘다고 역사가 왜곡된다면, 왜 이 세상에 정도(正道)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그대로 두어도 절로 빛나고, 그대로 두면 둘수록 더욱 돋보이는 것이 정의로운 역사이지 않는가!? 호도(糊塗)와 억지(抑止)로 역사를 왜곡하고자 몸부림치면 칠수록 더욱 더 분명해지는 것이 역사의 정의(正義)이다. 불의(不義)를 정의로 왜곡하고, 부당(不當)을 정당으로 변색(變色)한들, 그 가는 길이 어디까지 이겠는가! 그만하면 알아차릴 때가 되었는데도 아직도 칠통(漆桶) 속이니, 참으로 역겹고 가소로운 것들이 아닌가!?

아리수(阿利水)물길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지난날, “내가 입을 열면 이 나라 정치판이 개판이 된다.”라던 사람도, 수없는 치욕(恥辱)을 감내(堪耐)하면서도 입을 닫고 함묵금구(含黙噤口)요, 그것을 보고 받고도 일체를 덮고 간 사람들도, 끝까지 장부(丈夫)의 풍도(風度)를 저버리지 않고 의연(毅然)하며, 더구나 절세(絶世)의 장부는 일세(一世)의 풍파(風波)를 온몸으로 받아, 영어(囹圄)의 몸이 되어서도 묵묵금월(黙黙噙月)이니, 물정모르는 여우원숭이들만 입이 고달프다.

<작성 - 2017년 10월 31일(음력 9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