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일 월요일

낙수풍운(洛水風雲) - 85


<개똥도 먼저 본 놈이 임자인가?>

의약분업이 처음 발표될 때, 어른들의 참뜻(?)을 알 리가 없는 몇몇 철없는 의사와 약사들이, 머리에 빨간 띠를 매고서 “니 죽고 내 살자.”를 외치다가, 어른들의 지극하고 은밀하신 배려를 알고 난 뒤에는, 끼리끼리 의사, 약사가 하나가 되어 의료보험공단 이익배분에 참여하고, 환자들 주머니 털기에 재미를 붙이더니, 근래에는 양의사와 한의사가 영역싸움에 불이 붙었다.

언제부터 의료기기가 양의사들의 전유물이 되었는가!? 특히 뢴트겐(Wihelm Konrad Röntgen)이 발견한 X-ray를 이용한 촬영장비의 사용권한과, X-ray를 이용한 치료방법이 언제부터 양의사들의 전유물(專有物)이 되었는가? X-ray는 X-ray를 이용하여 물질을 분광학적으로 식별하는 엑스선분광분석법은 과학에서 널리 사용되고, X-ray의 사용은 그 이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사용된다.

그런데 유독 X-ray 촬영에 의한 병의 진단과 X-ray를 이용한 병의 치료는 어찌해서 양의사들의 권한인가!? 뢴트겐이 X-ray를 발견한 것은 양의사들을 위한 발견이 아니라, 과학의 발전과 인류공영을 위한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개똥도 먼저 본 놈이 임자라더니, X-ray 촬영장비가 양의사들이 먼저 사용하였기 때문에 양의사들의 전유물이 되었는가!?

세상에는 근거 없이 우선권(優先權)을 주장하는 무리들과 단체들이 수도 없이 많다. 예를 들면, 전국음식숙박업협회는 당연히 보건복지부, 광역시도, 구청과 군청의 위생과 등에서 시행하여야 하는 위생교육을 도맡아서 해온 지가 오래되었으며, 지금은 당연한 권리로 알고 있다. 그러면 형평성을 내세워 예비군훈련을 재향군인회에서 주관하겠다고 나서면 어찌하겠는가!?

대륙과 섬의 발견에서 먼저 본 놈에게 우선권이 주어지고, 우주에서 나와바리구축에도 먼저 본 놈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더니, 세상에는 별별 희한한 곳에서도 지들 마음대로 우선권을 주장한다. 도대체 그 우선권이라는 것들이 어디서 얻은 우선권인가!? 그러면 내가 걸을 줄 알고, 산타기를 좋아하는데, 걷기운동본부와 산악인협회에서 면허를 발급 받으라 할 것인가!?

<작성 - 2017년 10월 2일(음력 8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