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읍지애(天泣地哀)>
듣는가?
하늘의 탄식(歎息)을
듣는가?
대지(大地)의 통곡(慟哭)을
듣는가?
남분북묘(南墳北墓) 호국영령(護國英靈)들의 통한포효(痛恨咆哮)를
사직(社稷)이 무너져도 아연부지(啞然不知)이고
망국(亡國)의 기별(寄別)에도 망연불식(茫然不識)이니
계세진멸(季世盡滅)의 조짐(兆朕)인들 어찌 알리요!
서천(西天)의 옛 노인(老人)이
“한 생각 어리석은 마음이 흙이 되어 막히고
한 생각 좋아하는 마음이 물이 되어 빠지고
한 생각 성내는 마음이 불이 되어 타고
한 생각 기뻐하는 마음이 바람이 되어 나부낀다.” 하니
서천의 서쪽 옛 젊은이는
“한 생각 어리석음은 옛 동산의 원죄(原罪)가 되고
한 생각 좋아하는 마음은 물의 심판(審判)이 되고
한 생각 성내는 마음은 불의 심판이 되고
한 생각 기뻐하는 마음은 바람의 심판이라” 하는구나!
까닭 없이 홀연(忽然)히 일어나니 근본무명(根本無明)이요
탐심(貪心)으로 짓고 받으니 헤어나지 못할 탁류(濁流)요
진심(嗔心)으로 짓고 받으니 벗어나지 못할 불길이요
치심(癡心)으로 짓고 받으니 알아차리지 못할 바람이로다.
아는가?
눈앞에 그대로인 응연(應然) 묘조(妙調)를
보는가?
눈앞에 펼쳐진 정묘진경(淨妙眞景)을
듣는가?
눈앞에 걸림 없는 해조묘음(海潮妙音)을
몸소 느끼는가?
눈앞에 가득한 관풍혜시(觀風惠施)를
“진실로 방하(放下)하고 실(悉)다이 휴헐(休歇)하니
일체(一切)가 그대로 본래모습이라
물속에 앉아서도 젖지 않고
불속에 들어서도 타지 않고
광풍(狂風)은 빈 골짜기를 지나도 걸림이 없다.” 하네.
<작성 - 2017년 8월 16일(음력 8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