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5일 수요일

낙수풍운(洛水風雲) - 99


<남자의 아랫도리가 하는 일>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측근(側近)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누구라 하면 세상이 다 아는 어느 양반들의 숨겨놓은 혼외자(婚外子) 이야기를 꺼내어 보고를 하니, 박정희 대통령께서 비겁(卑怯)하게 남자의 아랫도리 일을 가지고 정치적으로 이용해야 할 만큼 능력들이 없느냐며, 측근들을 호되게 나무랐다는 일화(逸話)가 있다. 그 후로는 이 나라 정치판에서는 남자의 아랫도리 일은 거론치 않는 것이 옳은 일로 여겨졌고, 그렇게 그 아랫도리들이 저지른 일을 대범(大泛)하게 덮어주고 지나간 덕분으로, 그 당사자 두 사람은 끝내 숨은 정치적 야심을 다 이루고, 지금은 국립묘지 대통령묘역에 떡하니 자리들을 잡고 계신다.

그런데 한참이나 시대가 흐르고 인심들이 바뀌어, 남자 아랫도리가 저지른 일도 비리(非理)와 범죄(犯罪)의 대상이 되는 시절이 되니, 공직자비리척결(公職者非理剔抉)이라는 명목으로 이 나라 어느 검찰총장의 아랫도리가 저지른 일이 세상에 밝혀지고, 그 당사자는 국민들의 지탄(指彈)을 받으며 자리에서 물러난 일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는 어찌된 영문인지, 그 때 그 공직자비리척결에 앞장선 사람들과 조력자(助力者)들을 수사한다니, 국민들은 아무리 세월이 바뀌어도, 공직자비리척결마저도 범죄의 대상이 된다 하니, 적폐청산(積弊淸算)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도무지 이해를 하지 못하는 눈치들이다.

국가의 검찰총장이 혼외자를 둔 일이 명백히 밝혀졌는데도, 그것을 밝힌 사람들을 수사한다는 것은 도대체 어느 대가리에서 나온 누구의 발상인가!? 그것이 사실이 아니었고, 그것이 모함(謀陷)이었다면, 당연히 수사를 해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검찰의 총수(總帥)를 수사하는데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기 어려운 것은 누구나가 예상하는 일이 아닌가!? 거기에 다른 정보기관이 조력을 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수긍(首肯)이 가는 일이 아닌가? 당사자가 혼외자를 둔 일은 이미 세상이 다 아는 일이 아닌가!? 시대와 시절을 거론(擧論)하기 전에, 일국의 검찰총장이 작첩(作妾)을 하여 혼외자를 둔일이, 그렇게 떳떳한 일이고 합법적인 일인가!?

<작성 - 2017년 10월 25일(음력 9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