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0일 월요일

낙수풍운(洛水風雲) - 109


<면피(免披)>

옛 노래에 “수심(愁心)이 깊고 깊으니 절로 한숨이요, 한숨이 길고 기니 끝내 탄식(歎息)을 부르고, 탄식은 어느덧 한(恨)이 되어 눈고리를 타고 흐른다.” 하였던가!? 무엇을 근심(謹審)하여 수심이 되고, 무엇을 수심하여 한이 되어 흐르는가? 사람의 모습으로 나와 사람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선민양초(善民良草)의 이름으로 불의(不義)의 초민(草民)이 되었으니, 비록 장부(丈夫)라 운위(云謂)하여 이름을 드러내지 못하더라도, 부끄럽고 참담(慘憺)함은 매한가지가 아니던가!

사직(社稷)이 무너지니 조야(朝野)의 자리가 사라지고, 구분(區分)이 없고 경계(境界)가 없으니 가히 혼몽(昏懜)의 세월이다. 검은 안개, 붉은 연기, 누런 먼지 속에 역륜(逆倫)의 무리들이 모여앉아 폐성(吠聲)을 늘어놓으며, 세상을 희롱(戱弄)한다.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할 적폐(積弊)의 무리들이 개혁을 입에 담고, 마땅히 청산(淸算)되어야 할 적폐를 쌓는 적도(賊徒)들이 적폐청산(積弊淸算)을 뇌까린다. 그저 두고 보는 것만이 능사(能事)가 아닐 터, 이제 때가 다가오니, 치욕(恥辱)은 씻지 못하더라도 허물은 면해야 하지 않겠는가!?

<작성 - 2017년 11월 20일(음력 10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