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0일 월요일

아리수풍월(阿利水風月) - 60


24. <叵息妄想必不得 파식망상필부득>

마침내 번뇌를 끊고 망상을 쉬어, 얻음도 잃음도 아닌 바, 구함 없는 구족본유(俱足本有) 본분사(本分事)를 이루어 다 마치고서, 모름지기 장부가 문루(門樓)에 폐문(閉門)의 깃발을 내걸었으면 “지극히 험난한 천신만고의 은산철벽(銀山鐵壁)을 마주하여, 세월을 따지지 말고, 들어가기 어려운 고충을 두려워하지 말고, 투철하게 참구하여 오래도록 살피다가, 올 이도 없고 갈이도 없는 적막한 설월삼경(雪月三更)에 홀홀단신 외로이 만장간두(萬丈竿頭)에 올라, 만공월색(滿空月色) 중에 외발을 던져 내딛고, 허허공공(虛虛空空) 명명적적(明明寂寂) 저편으로 손을 놓아, 자연히 위로 통하고 아래로 사무치는 무심의 경계를 밟아가서, 무연자비(無緣慈悲) 동체대비(同體大悲)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을 응연(應然)히 알아차리어, 망정매경(妄情昧境) 일체인(一切因)을 끊고, 분별망견(分別妄見) 일체연(一切緣)을 여의고서, 찰찰전변(刹刹轉變) 미친 업식(業識)을 쉬고 대해탈문을 열어, 자기의 생사대사(生死大事)를 깨달아 초발심(初發心)의 큰 인연에 보답해야함이 지극한 한 일이라.” 하니, 그 말씀 저의(底意)가 의아하고 궁금하여 가만히 바라보니, 뜰 앞에 잣나무요(庭前栢樹子), 불성 없는 개이로다(狗子無佛性).

[*망정매경(妄情昧境) - 망령된 정습(情濕)과 식정망상(識情妄想)에 의하여 일어나는 탐욕의 경계.(The object of avarice, arising from the idle thought.)]